광장지기가 읽은 만화책

도서명: 남편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합니다. 
글: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남편을 둔 아내 모임 
그림: 이치다    옮긴이:김윤경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나 후배를 종종 만난다. 나 역시 반 백 년을 살면서 앞으로 남은 반백년을 어떻게 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기술을 배우려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타고난 곰손이라 녹록하지 않음을 경험했다. 정말 세상에 쉬운 일은 숨 쉬는 것 빼고는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물론 요즘 대기상태로는 마음 편히 숨쉬기도 어려워졌지만 말이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청년들만의 것은 아니다.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 볼 때 몇몇의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전 세대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살지?’라는 고민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경제, 적성, 보람, 안정, 자아실현 등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 사회가, 시대가 내준 문제로 난의도가 아주 높다..
 

 

그런데 마침 재미난 책이 서가에 꽂혀있다. 심지어 만화다. <남편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이다. 책을 펼쳐보지 않아도 ‘큰일이다! 이 일을 어쩌죠?’ 하는 느낌을 받는다. 손을 뻗어 책을 꺼내 살핀다. 첫 장에서 ‘당신이라면 남편의 폭탄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일 건가요?’하고 묻는다. 계속 넘겨보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남편들이 등장한다.

 

어느 날 작가도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남편의 선언에 당황하면서 다른 가정의 아내들은 어떻게 할까? 하며 검색을 한다. 검색 결과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상상 외로 많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인터뷰한 아홉 개의 사연이 들어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탈출하여 자기가 하고 싶은 일(자영업)에 도전하여 고생과 실수를 딛고 이제는 어느 정도 살만해진 부러운 분들이 등장한다. 각 사연의 앞부분은 퇴사 선언에 대한 아내의 반응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

처음부터 흔쾌히 지지하는 경우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대하는 경우, 심지어 농담이지? 하는 반응도 있다. 어떤 반응이 결국 도움이 될까? 궁금하다면 직접 책을 읽으셔야 한다.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작가는 남편과 이런 대화를 나누며 끝을 맺는다.

 

아내: 자기야, 회사 어떡할 거야?
남편: 요즘 세상에 싫어도 별 수 없...
아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참고 있는 거라면.. 나는 괜찮아
남편: 그만둬도?
아내: 경우에 따라선 말이지! 이야기를 나눠봐야 알 거 아냐.
남편: 일단 차를 끓일 테니까 마시면서 얘기하자
아내: 알았어.

퇴사를 결정하는 것, 새로운 일을 하는 것. 그 모든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기에 그 걸음도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부부가 진실하게 속 깊은 대화를 하라고 권한다. 광장지기는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어디서 들은 멋진 말을 이 책 <남편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합니다.> 위에 얹어 권한다.           
        
‘노력이라는 것은 복권 같은 것이다. 사도 맞을지는 모르지만, 사지 않으면 절대 맞을 수 없다.’  기타노다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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