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여성의전화 활동가 디디가 생각하는 아주 간단한 도식.
평등 = 민주주의 = 더불어 돌보기 = 이것이 페미니즘.

  아동복지법을 보자, 누구든지 아동(18세 미만의 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 행위를 하거나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벌금에 처하는 걸로 한다. 또한 상습적으로 이를 위반한 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받게 되는 걸로 우리 법이 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자라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결코.

 어떤 A씨가 나를 대상으로, 내 동료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오로지 소통을 위한 대화였다면서, 담요를 두르고 있으면 ‘창녀 같은 걸’, 화장실에 간다하면 ‘왜 생리하냐’, 다리를 꼬고 앉으면 ‘섹시하게 앉아 있네’, 몸을 훑어보며 ‘골반이 넓어 애를 순풍순풍 잘 낳겠다’고 종종 말하기를 수행했다고 하면 우리는 A씨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A씨를 어떤 사람으로 이해해야 할까.

 경기도 A학교 A교사의 상습적인, 여학생을 성적대상화한 모욕감을 주는 발언에 대한 학생들의 고발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고,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 5월 3일 금요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여성단체들이 경기도 스쿨미투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학교는 수치심, 모욕감을 주는 언어들을 가벼운 농담으로 치부하였고, 교육청 역시 가벼운 구두 경고로 일관하고 있으며 감사는 검토 중이라고만 한다.

 학교나 경기도교육청 역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 수치심과 모욕감에 학생들이 몸부림치는데 학교와 교육청은 왜 빠르게 움직이지 않은가. 타인의 고통에 이토록 무감각한가. 교육청은 학생들이 상처받은 감정들에 도통 감수성이 없는가.

 지난해 70개의 학교에서 스쿨미투 고발이 있었다. 여성인 학생들의 스쿨미투는 몇몇 가해교사의 악행만이 아니라, 성차별과 성폭력을 가르치는 교육체제를 고발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실감하고 있나, 학교는 안전한 곳이 되어 있나.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를 했나, 교사들은 페미니즘을 가르치는가, 사립학교법 개정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되고 있나.

 스쿨미투는 결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다. 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모두의 권리이고 정치적인 일이다. 그래서 교육감을 시민이 뽑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한국여성의전화 경기도 지부들과 경기여성단체연합은 경기도교육청에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를 요구하였고,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할 것, 용기 있는 스쿨미투를 지지할 것에 대한 성명서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스쿨미투 운동이 변화의 동력임을 인지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경기도 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 경기도 교육청은 더 이상 학교가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분노에 찬 목소리를 설문조사나 경위 파악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성인지 관점에 입각하여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여나가야 할 것이며, 결과에 따라 가장 강력한 징계를 통해 더 이상 교사들이 학교로 복귀하지 않도록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경기도민들에게 공개하라. 경기도 교육청은 시흥. 수원. 광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스쿨미투 운동에 대해 특히 피해를 드러낸 학생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익명성을 보장받도록 배려함을 포함한 2차 피해를 차단할 대안도 함께 마련하라. 경기도 내 모든 학교 대상 전수조사를 당장 실시해야 하며, 교사대상 성폭력예방교육 강화와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학교별 교육결과를 공개하라.”

지금 함께 서로를 돌봐야 할 때이다. 더 이상 모욕 받지 않게 누구라도 그러하듯 서로가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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