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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한 신나는 계절살이
정창윤 (산학교 중학교 3학년)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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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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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8월 31일 토요일, 부천시 산학교에서 진행한 계절살이 일을 도왔다. 계절살이는 일곱 살부터 열 살 사이의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 둘러앉아 만다라를 색칠했다. 어린아이들이 각자의 상상력과 센스를 뽐내며 칠한 색들의 조화는, 서투른 듯 보여도 한눈에 들어오는 간결함과 풍부한 상상력을 품고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열아홉 명, 한 번에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였다. 우리는 아이들을 반씩, 기린 선생님 반과 노을 선생님 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보조교사인 나는 기린 반이 됐다.

 팥죽 할멈과 팥빙수
수업의 주제는 물과 얼음,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친근하게 접하는 팥빙수였다. 아마도 동화책 ‘팥죽 할멈과 호랑이’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팥죽 할멈과 팥빙수’라는 이름의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기린반 아이들에게는 내가 동화책을 읽어줬다. 처음에는 마냥 손장난을 치며 집중하지 않던 아이들도 동화책을 펼치면 펼칠수록 조용히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읽는 데 방해는커녕 아이들의 집중력이 큰 도움을 줘 막힘없이 순조롭게 동화책을 넘겼다. 책을 읽기 전 아이들에게 집중해달라고 부탁한 덕도 있었다.

   
 

 동화책을 읽고 나선 팥빙수 그림을 색칠해 각자 자신만의 팥빙수를 그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평범하게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색과 장식을 가진 팥빙수가 완성됐다.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무궁무진했다. 은색, 금색, 빨간색, 파란색 등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깔들이 팥빙수 그림을 덧칠했다. 아이들의 재치와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오전 수업은 여기까지였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난 뒤 오후 수업이 여유롭게 진행됐다. 2시가 좀 넘자 아이들이 우르르 운동장에 모였다. 신나는 물총 놀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상표를 뜯어낸 음료 페트병을 나눠주었다. 입구가 빨아 마시는 꼭지 형태라 눌러 쏘기에 좋아, 물총으로 쓰기에 제격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음료 페트병을 받아 수돗가에서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에너지 블래스터-핸드 캐논 물총
원래는 아이들을 노을 반과 기린 반으로 나눈 뒤, 등에 시트지를 붙여 맞으면 탈락하는 방식으로 팀 대항전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그리 오래 가지도 못했고, 이리저리 쏘기에 바쁜 어린아이들과는 맞지 않았다. 천방지축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선택한 건 여기저기 물을 뿌려대는 난전이었다.

   
 

 이런 놀이는 그냥 해도 재미가 있지만 간단한 테마나 배경을 덧씌워 주면 더욱 즐겁다. 이를테면, 나는 이 물총에 sf소설에 나올 법한 ‘에너지 블래스터-핸드 캐논’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에너지 공급원(수돗가)에서 에너지(물총에 채울 물)를 공급받아 공격하는 것이다. 투명한 페트병은 남은 물의 양이 보이니까, 에너지 잔량 50%, 60%, 에너지 고갈 같은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도 ‘에너지’라는 말은 친숙하고 편했다. 내가 즐거이 이야기를 지어내자, 아이들도 덩달아 신나게 참여했다. 어린아이들은 뭘 해도 좋아하고 열광했다. 이를테면, 내가 ‘우주 해적 문어 해골단의 스파이’라고 하면 물총놀이를 하는 동안 그렇게 믿으면서 신나게 노는 것이다.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해 주자 나도 심심할 틈이 없었다. 이렇게 어린아이들과 신나게 놀아본 적이 얼마나 됐을까. 여하간 순수하고 천진한 느낌을 잔뜩 받았다.

   
 

나도 덩달아 젊어(?)졌다
기진맥진할 때까지 물총놀이를 하고 남녀로 나뉘어 옷을 갈아입은 뒤, 어깨에 수건을 걸치고 지하 강당에 도란도란 모였다. 쭉 땀을 빼고 났으니 이젠 뭐라도 먹어야지 않겠는가. 시원하고 달콤한 팥빙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부모님들의 정성어린 도움과 푸짐한 인심 덕에 우린 배 터져라, 팥빙수를 먹었다. 나만 해도 국그릇으로 네 그릇을 해치웠다.

 팥빙수를 먹은 다음은 마무리 활동이었다. 강당에 둘러앉아 소감과 생각을 짧게 나눴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어린아이들이 재밌었다고 말해주니 내가 다 뿌듯하고 흐뭇했다. 그렇게 여름 계절살이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맑고 순수한 아이들과 진 빠지게 놀고 보니 나까지도 젊어진 듯한 이 기분? 끝나고 보니 지치긴 해도 즐겁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놀던 동안엔 다섯 살은 어려져 나마저 천방지축 어린아이가 됐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강권하기에 마지못해 참여했는데, 끝나고 보니 기력만 된다면 한 번 더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열성을 다해 논 기억만 남는다. 진심으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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