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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보이더라.
남태일 조합원 (언덕위광장 광장지기)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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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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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안녕, 간호사.  글/그림: 류민지.  출판사: 랄라북스

 

   
 

청소년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으면 종종 “여러분은 어떤 꿈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여러 ‘직업’을 이야기한다. 사실 어떤 직업을 원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가 궁금하다. 그러나 ‘꿈=직업’으로 받아들이기에 장래 희망직업을 꿈으로 생각한다. 물론 직업이 한 개인에게 갖는 의미가 아주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꿈과 직업이 등치된다. 어쩌면 직업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직업으로 ‘나’를 정의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꿈을 직업에 한정시키지 않고 우리 친구들이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 또 ‘이런 저런 직업은 좋은 거야’ 하는 어른들의 기준에 따라 학습된 희망이 되지 않길 바란다. 필자가 학교 강의 가서 직접 들은 최고의 장래 희망은 ‘건물주’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묻기가 두려웠다. 과연 건물주가 직업일 수 있을까? 우리 친구들에게 직업이 돈 버는 수단 말고는 의미가 없을까? 그 친구가 당황해 하는 내게 위로인지 다짐인지 “어려운 사람 도와줘야죠.”라고 마무리한다. 우리 친구들에게 꿈은 직업이고, 좋은 직업은 돈 잘 버는 것이다. 결국 ‘꿈은 돈 잘 버는 것’으로 수렴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의 조건 가운데 가장 큰 의미일 수 있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직업은 그 이상이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어느 시점이 되면 직업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있다. 막연히 ‘어떤 직업은 이래서 괜찮다’가 아니라 그 직업에 대하여 여러 면을 살필 기회가 주어지고 자신의 적성이 그 직업에 맞을까 어려움은 무엇이 있을까? 보람을 얻을 수 있는가?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직업에 대한 이해를 넘어,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곧 직업이 아니라 ‘사람’을 말이다. 어떤 직업이든 ‘사람’을 보는 눈이 우리에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류민지 작가의 <안녕, 간호사>는 간호사인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연재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지금쯤은 베테랑이 되었겠지만 간호사를 꿈꾸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어엿한 간호사로 변신, 안착하기까지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미소 짓게 하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둥글둥글한 그림으로 인해 그림만 봐도 마음이 안정된다. 두꺼운 바늘로 체혈을 당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간호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현실을 날것으로 그리려고 애썼고, 동시에 타인의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갖는 소중함과 보람을 전하고 싶었다 한다. 작가 류민지 님의 의도는 그 이상으로 넉넉하게 담겨진 것 같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자신의 진로를 위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물론 피를 무서워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특별히 중학교 2학년 정도의 또래들이 진로체험 시간에 함께 읽고 수다를 떨면 어떨까? 차비모아 피자 맛 과자라고 앞에 두고 말이다. 앞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분에게 필독서로 한다면 소위 진상 환자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 하여 병원 복지차원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혹 매너리즘에 빠진 간호사님이 보신다면 계시다면 열정을 되찾는 묘약이 될 수 있겠다. 직업에 묻혀 잘 안 보이던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의 향기가 가을바람이 되어 가슴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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