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부천시민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민주당원 여러분!

저는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대 총선을 준비하면서부터 가져왔던 오래 된 생각이었습니다.

1992년 14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이래 30년 가까이 선출직 공직자로 일했습니다. 부천 시장으로 두 차례, 국회의원으로 다섯 차례 일해 온 매 순간이 제게는 너무도 영광되고 보람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저에 대한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신 부천시민과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주신 선후배 의원님, 그리고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당원 동지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제가 처음 정치를 하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을 때, “하나님 기준으로 바르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하나님 기준으로 잘할 수 있다고 약속드릴 수 없지만 사람의 기준으로는 바르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정의, 실력, 그리고 배려를 삶과 정치의 덕목으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학생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삼십대에는 식품회사 풀무원을 창업해 경영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인생은 정치인으로 일해 왔습니다.

과정 과정마다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순탄한 여정이었습니다. 수도권의 특색 없던 도시 부천을 문화도시로 재창조했고, 세계 최초로 버스안내시스템(BIS)을 전면 도입하여 실용화했으며, 깨끗한 정치 실현과 국회선진화법 제정 등 정치개혁의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 스스로의 한계와 부족함도 인정해야 했습니다. 특히 개헌, 선거제도 개혁, 국회개혁 등 일하는 정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개혁과제들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내내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칭찬보다는 비판과 질책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바꿀 수 없다고 외면하거나 포기하면 우리 정치는 희망이 없어집니다. 정치인에게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와 함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책임감 역시 필요합니다.

이제 저는 저의 소임을 마칩니다만,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여러 동료·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 줄 것이라 믿고 기대합니다. 특히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실현에 앞장섰던 후배 세대 정치인들이 더 큰 책임감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세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이면 제 나이가 칠십이 됩니다.
은퇴자 천만 시대에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에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칠십에 시작하는 새로운 인생은 좀 느린 속도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다시 도전해 보겠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도약시킨 위대한 국민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분단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그간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이끌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더불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19.12.11.
국회의원 원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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