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 조합원은 소셜 벤처기업 워크핸즈 대표다. 담쟁이문화원 옥탑에 둥지를 틀고 활동을 하던 무렵에 오며가며 콩나물신문과 눈이 맞아 조합원이 되었다. 스스로 생각할 때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당차게 대답한다.
“계속 도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걸 찾고 도전하는 게 재밌어요. 일반적으로 회사생활하고 정해진 틀에 맞춰 사는 것보다 제가 만들고 주도적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메이커는 기기를 활용해서 만들고 공유하는 사람들을 통칭해요

DIY는 들어보셨을 거예요. 만들기를 하는 사람들이 3D프린터나 레이저가공기 등의 기기를 활용하게 되면서 DIY에 기술이 더해진 거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다양한 기기가 보급되면서 그걸 활용하는 사람들이 방법을 공유하고 그 사람들을 메이커라고 해요. 요즘은 학생들도 교육과정에서도 다양한 기술들을 배우고 있어요. 메이커는 누구나 될 수 있는 영역이예요.

제가 원래 하던 일이 웹디자이너인데 3D 모델링 하는 거나 웹디자인이나 쓰는 툴이 비슷해요. 우연히 뉴스에서 보고 신기해서 하나씩 배우다보니 재미 있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배우고 익힌 내용을 동네에서 조금씩 공유하며 활동한 게 어느덧 지역으로 확장된 거죠. 만드는 걸 좋아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것들과 접목하려는 시도도 많이 해요.

제가 주력으로 하는 건 3D 펜, 3D 프린터 교육이에요.

담쟁이문화원에 있을 때도 3D 펜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지역에서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했어요. 메이커 교육은 3D프린터, 아두이노 등에 관한 전체적인 소프트웨어와 기술에 관련된 교육을 해요. 교육은 제가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강사 양성을 통해서 부천과 인천 쪽에서 교육 활동을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메이커 교육이 몇 년 전부터 이슈라 3D 펜으로만 하다가 지금은 프로그램을 연계 개발하는 쪽으로 확장을 하고 있죠.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 되고 나머지는 지역 축제나 기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배우는 과정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3D 펜 교육과정의 경우 기본 교육 7회에 3번 실습을 진행해요. 저는 강사를 많이 만들지 않아요. 우선은 그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활동할 수 있는 교육 거점이나 기관이 연계된 프로그램에 맞춰 구성을 해요.

부천은 다른 지역보다는 빠른 것 같아요.

원래 집은 인천이예요. 부천시에서 지원하는 소셜 벤처기업 육성사업에 뽑혀서 인큐베이팅을 받았어요. 정착할 곳을 찾다보니, 부천이 메이커로 활동힐 수 있는 기반이 의외로 잘 갖춰 있더라구요. 메이커들이 작업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서너군데 있고 관련 기업이나 유명한 분들도 부천에 계시더라구요. 부천이 다른 지역보다 빠른 것 같아요. 인천 쪽만 봐도 메이커 스페이스를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저도 부천에 정착하게 됐어요. 지금 제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도 부천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어요. 메이커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계가 6대에서 10대 정도 있는데 누구나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해요.

 

관심을 두는 쪽은 다양한 예술과 첨단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예요.

 그런 의미에서 문화예술의 도시 부천은 저에게 더할나위 없는 실험의 장이예요. 작년에는 무용, 연극팀의 공연을 촬영해서 홀로그램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했어요. 홀로그램 영상에 키트를 놓으면 손안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했어요. 그런 재밌는 걸 계속해서 만들고 싶어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많이 미뤄졌어요. 아직 기획단계이긴 하지만 지역 기반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요. 춘의동 쪽에 계시는 다양한 분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연구하고 있어요. ‘MOON & 도자기’ 대표이신 이호정 선생님을 만나서 도자기랑 3D 펜이랑 연계해서 새로운 교육을 연구 하기도하고, 옴팡이나 부천산업진흥원 등 다양한 그룹들과 메이커 관련해서 올해 실행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 해요.

지금은 3D 프린팅을 금형과 대체해서 산업 쪽에서 그나마 활용도가 높은 것 같아요. 그 외 분야는 아직도 활용도가 높지는 않아요. 하지만 얼마 전 ‘손으로 만든 졸업사진’이란 영상을 봤어요. 시각장애인 친구들 졸업식에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흉신상을 만들어 선물한 거죠. 사진으로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순 없지만, 사진을 보듯 친구들의 흉신상을 만지며 오래 기억할 수 있잖아요. 이렇듯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어요.
새로운 도전을 즐기시는 분들이 모인다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해볼 수 도 있겠죠. 메이커라는 게 이제 시작단계라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 해요.

메이커는 단순히 만드는 창작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자신의 창작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사회 전반에 나누는 행위를 하는 운동이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메이커 최은진 씨의 계속되는 도전이 곧 지역 사회의 도전이라는 사회적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도전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크다.

 


P/S 콩나물신문이요? 유명하잖아요
부천에서 알아주는 신문사 중에 하나잖아요. 이렇게 오래 유지되기가 쉽지 않은데. 특히 협동조합 언론사다 보니 이슈가 많이 생기잖아요. 그런데도 잘 유지하는 게 대단해요. 다만 좀 더 다양한 소식들을 담았으면 좋겠고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볼 수 있는 재밌는 게 있으면 저도 기꺼이 참여할 수 있을 거예요. 한나 더, 콩나물신문 소식과 기사를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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