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주산 ‘원미산’ 자락아래 문향이 흐르는 원미2동 주민자치프로그램 중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글쓰기교실이 있다. 이 교실은 문을 연지 10년차가 되는 장수프로그램이다.
 
  이교실의 회원들은 각양각색의 직업을 갖고 있는 40대부터 80대까지의 남녀들이며 오직 공통분모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동안 이곳 수강생들은 6차례의 공동수필집과 원미동 아카이브를 2차례 출간했으며 그중 ‘글 바람난 여자들’, ‘엄마의 손가락’, ‘수다쟁이들의 다락방’은 전국 유명서점에서 많이 팔렸으며 지금도 ‘수다쟁이들의 다락방’은 팔리고 있다.

  이곳 수강생들은 연륜답게 각종 공모전이나 백일장대회에서 입상한 숫자도 꽤 많다. 그 중  이양순(64세/여)씨는 2014년 원미구 백일장에서 ‘사라진 고향집’을 써내 수필에서 1등, 2017년도 경기도시공사 수필공모전 입선했다. 또한 2017년 국가보훈처 문예공모전에 ‘잃어버린 훈장’을 써내 장려상, 2018년 「좋은 생각」 생활문예에서 입선을 한 우리 글쓰기교실 모범생이다.

 


 
  그는 부천사람이 된지 32년으로 중2동 연화 APT에 살고 있으며 요양보호사로 10년을 근무한 봉사정신이 투철한 기독교인이다. 2019년 부천시 제16회 부천신인문학상 수필 부문에서 ‘풍경소리’를 써내 수상하였다. 부상으로 받은 상금 100만 원 전액을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여 자랑스러운 우리교실의 회원이자 부천시민으로서 타의 귀감이 되었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이지연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KBS FM ‘출발 멋진 인생’에 출연하여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의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시인 변영로, 정지용, 소설가 양귀자가 창작활동을 했던 문화도시 부천의 소개와 함께 가슴 뭉클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시절 돌보던 분 중에 유난히 공격적인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그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옷을 벗고 계셨답니다. 왜 옷을 벗고 계시냐고 물어보니 “안 벗으면 군인이 때린다.”고 하셨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일제 강점기 시절 위안부로 모진 고초를 겪으셨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치유되지 못한 채로 치매가 온 할머니는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사라진 혼돈속에 계셨기에 이양순씨의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이양순씨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친정 아버지가 큰 봉투를 가지고 나와 등록금이라고 주셨다. 아버지가 내민 등록금 봉투에는 아버지와 함께 늙어가던 어미 소를 판 돈이 들어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탁한 일이라고…. 牛舍는 그대로 있는데 그 안에서 여물을 먹고 되새김질을 하며 울던 소는 사라졌다. 감사하면서도 유난히도 마음이 허전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지금은 힘이 들어서 요양보호사 일을 쉬고 있다. 하지만 힘든만큼 보람된 일이어서 다시 가족처럼 돌봐드리고 싶다고 한다. 아울러 글쓰기도 계속할 것이라는 말도 빼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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