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달연(1927~2010)1927년 경북 칠곡군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태평양 전쟁시기인 1940년 무렵 열세살 나이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말 못할 고초를 겪은 후 고국으로 돌아왔다. 위안부 피해 후유증으로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음은 물론 기억조차 잃어버릴 정도로 고통스런 생활을 이어왔지만, 자신의 빼앗긴 명예와 인권을 되찾기 위해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기억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원예치료수업을 통해 플로리스트로 활약, '꽃을 사랑하는 심달연'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녀는 2010년 12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 달 전 여성주간행사기간에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싶은 것’(2013년작 감독-권효 출연-권육덕,김여진)
‘위안부’ 피해자 심달연 할머니의 삶을 담아낸 그림책 ‘꽃 할머니’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포스터 제목을 처음 봤을 때..이게 뭔가 했다.
‘무엇을 그리고 싶고 말하고 싶은 걸까..’ 하고

만화박물관 상영관에 도착해보니 관람객이 10명도 안되었다.
영화를 몰입해서 보다 보니 여러 감정들을 만났다.
평화, 국가, 분노, 슬픔, 전쟁, 소녀, 상처, 아픔, 치유, 승화, 진실, 고통, 쓰라림, 울분, 감사, 아름다움, 눈물 그리고 그리움. 그림책의 주인공 꽃 할머니 심달연 할머니가 보고 싶었다.
또 꽃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가수 실비의 잔잔한 목소리와 가사는 여전히 귓전에 맴돈다.

영화를 본 후 평소 그리 맛나던 식당 밥맛을 모르겠더라. 그리고 영화에 대한 글을 쓸 수 가 없었다. 뭐라고 한마디로 한 문장으로 표현할 자신이 없었다. 아마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쭉~ 그러지 않을까 싶다만..그래도 소심한 내가 표현해 보자면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마음이 한결 평온해 졌고, 위안부를 바라보았던 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 듯하다. 고맙고 감사했다. 지난한 시간을 보내고 영화를..그림책을 세상에 선물해 주신 권효 감독, 주인공인 그림책 작가 권윤복 선생님, 그림책 목소리 구연 배우 김여진씨.....
메마른 가슴에 눈에 눈물 적셔주신 꽃 닮은 수많은 꽃 할머니들..

얼마 전 행사장에 전시되어 있는 위안부 사진과 그림 몇 점을 아들이 보게 되었다.
생각에너지가 많은 아들이 일본을 알기 시작했다.
3.8세가 되어가는 아들에게 이제는 말해 줄 수 있다.
감정에 섞인 울분과 외면이 아닌 진실을 담은 평화이야기로...

‘꽃할머니’ 평화 그림책은 일본 측의 제안으로 시작되었고 한·중·일 공동 출판을 약속하였다. 꽃을 사랑하셨던 심달연(꽃누르미)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그린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그림책은 여러 수정을 거친다. 가제본 모니터링을 일본 초, 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였으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무지하거나 보수적인 대중의 정서를 이유로 일본에서의 그림책 출판은 무기한 연기된다. 2010년 6월 심달연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국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그해 12월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많은 분들이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 ‘그리고 싶은 것’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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