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대 부천시의회 1차 정례회, 도시교통위원회 모니터링

 
2014년 7대 부천시의회 1차 정례회에서 나는 도시교통위원회를 모니터링했다. 이 상임위는 위원장 포함 9명이다. 여성은 1명이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 새누리당 의원 4명, 초선의원 4명, 재선의원 3명, 4선 의원 1명, 6선 의원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하루 3시간씩 3일 동안, 총 9시간을 모니터링했다. 모니터링단의 전체 결과는 이후에 나올 것이므로, 여기서는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만을 쓴다. 세 가지다.
 
먼저, 상임위에 임하는 의원들의 준비 부족이 눈에 띄었다. 특히 몇몇 의원들은 자리에 앉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내가 모니터링하는 일일 세 시간 동안 완전한 침묵이거나, 단 한 차례만 질의하는 의원, 9시간 동안 딱 한 번 질의하는 의원(자신의 지역구내 공원조성과 관련하여 “고맙다”고 말함)도 있었다. 의회 경험에 따라 차이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명백히 아무런 준비 없이 상임위에 참석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질의하는 의원은 거의 정해져 있고, 질의하지 않는 의원은 졸릴 수밖에. 

사실 각 의원이 받은 4~5cm 정도 두께의 자료집 2~3권이 깨끗한 것만 보아도 준비 부족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몇몇 의원들의 준비 부족 때문에, 위원장의 진행 미숙이 더욱 눈에 띄었다. “안건 제안 설명이 있겠습니다.”, “안건 제안자 수고하셨습니다.”를 연속으로 말하고, 회의를 속개해야 하는데 “정회를 선포”하기처럼  대본을 읽는 것 같은 모습은 차라리 애교로 넘겨야 할 정도였다.

각 의원의 질의 횟수만이 아니라 질의 수준도 차이가 컸다. 질의 횟수가 많다고 질의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었다. 잽을 자주 날리다 보면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올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러나 질의 수준은 의원들의 수준과 동의어라고 할 수 있다. 

모니터링할 때 편견을 배제하기 위해 의원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들어갔지만, 몇몇 의원들의 질의 속에서 지역구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후 의원들 정보를 확인했더니 내 추측이 맞았을 정도로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질의가 눈에 띄었다. 또 안건 용어나 내용 확인 질의에 그쳐서 안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스스로 인증하는 의원도 있었다. 반면에 포괄적이고 시민 전체를 고려한 질의,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도 있었다. 도시교통위원회는 지역구만이 아니라 부천시 전체를 아우르는 의원들의 노력이 특별히 필요한 분과로 보였다.

앞에서 말한 두 가지는 시의원들의 감시와 견제 기능으로 모아진다. 나는 시의원들이 시와 구청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2권 분립을 철저히 수행하는가를 기준으로 모니터링했다. 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하여 그 일을 하라고 뽑힌 사람들이지 않은가. 모니터링단은 그런 시의원을 감시하고. 상임위 모니터링을 하면서, 시의원의 역할이 참으로 중대하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시효 소멸 기한이 5년이라는 이유로 미납 과태료를 결손 처리하여 집행을 미루거나
-자동차 과태료를 그때그때 낸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 
‘무재산’의 근거를 부동산으로만 판단하고 동산이나 보험·통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은 채 과태료 징수를 포기하고 있는 공무원들. 
이렇게 해서 징수되지 못한 과태료의 전체 액수를 파악하면 얼마가 될까. 
이들을 채근하여 시민의 납세 의무를 다하게 하고, 시 재정이 어렵다는 하소연 뒤에 숨어 있는 
재정 누수 현상을 밝혀내서 행정을 건전하게 단속하는 것. 
이것을 짚어내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시와 구청의 습관적인 일처리에 안일한 자세로 대하는 의원도 있었다. 걱정스럽다. 의원 각자의 책무와 소명의식이 요청된다. 
  
이번 정례회에서 상임위 일정은 닷새뿐이었다. 안건이 많으니 밤늦게까지 회의를 했다고 한다. 회기도 짧았고, 7대 의회의 첫 정례회여서 미숙한 점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의원들의 역할과 활동을 평가 보류할 수는 없다. 잠깐씩 자주 들락날락하는 의원, 한 시간 반 동안 자리 비우는 의원도 있었다. 안건에 대한 충분한 심의가 이루어졌을지 의문이 당연히 든다. 

소의 우직함과 매의 날카로움을 갖춘 시의원들의 활동을 간절히 기대한다. 
나도 이렇게 모니터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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