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린 뒤 이번 주 중반부터는 찬바람이 불면서 쌀쌀한 날씨가 찾아올 전망이란다. 아침 기온이 10도 밑으로 내려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 추위가 지금보다 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반바지 입고 운동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운동 후 갈증을 해소해 준 한 모금의 시원한 맥주도 이젠 제맛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비에 젖은 나뭇잎은 알록달록 색을 발한다. 비에 젖은 단풍과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은 젖은 낙엽족을 더 슬프게 한다. 기온이 뚝 떨어진 쓸쓸하고 쌀쌀한 하루, 사람들의 두툼해진 옷차림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흠뻑 젖은 낙엽은 싸리빗자루로 아무리 쓸어도 바닥에서 착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기득권 세력은 탐욕, 부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폐에 달라붙어 우리사회를 좀 먹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기득권 세력의 적폐를 척결하자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정쟁으로 수개월을 허송세월하고 있다. 기득권 세력에서 국회의원은 갑중에 갑이다. 국회의원의 갑질이 원망스럽다.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야당 국회의원이 대리운전기사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소리치고 폭행의 단초를 제공해 완장질, 갑질을 사회적 약자에게 제대로 해 국민을 분노케 했다. 국회의원이 바뀌면 우리나라가 바뀐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안 바뀐다. 등 따숩고 배부르면 국회의원 하겠다고 하고, 서민을 위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며 운동권 출신들도 국회의원 하겠다고 난리다. 위정자 중에 정치를 잘 하는 분도 있지만 권력맛에 도취돼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는 분도 있다.

국회의원은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것 외에 다 할 수 있는 능력가라고 한다. 막강한 권력으로 못할 게 없다는 뜻이다. 오늘 아침 지역신문을 훑어보니 새누리당 원미을 손숙미 위원장 사퇴 요구가 거세다는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벌써 불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원미을 공천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사철 전 의원이 공천 배제가 되고 손숙미 위원장이 공천을 받은 것이었다. 이사철 전 의원은 적도 많았지만 재선의원, 토호세력이어서 지지기반이 탄탄해 공천배제가 될 줄 몰랐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맞다.

비대위는 새누리당 원미을 당협위원회의 정상화를 위해 손숙미 위원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결의문을 공개했다. 첫째, 손숙미 위원장과 비대위 당원들과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 둘째, 비대위 당원들은 애당심에서 우러난 결단에 대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셋째, 당협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야기해 스스로 부족함을 드러낸 손숙미 위원장 사퇴를 위해 당원 및 유권자 2만명이상에게 서명작업을 실시하고 가두서명을 병행한다. 결의문 전문 내용 중 일부이다.

토론회를 통해 위원장직에 충실하지 못하고 당협을 사분오열 시킨 책임과 19대 총선 낙선, 지방선거에서 시장, 도의원 전원 낙선과 기초의원 후보자 독단적 지명, 함량 미달 후보 공천 등의 과오에 대해 명백히 밝혀보자고 비대위는 말한다. 이 잣대를 들이댄다면 부천 4개 당협위원회는 큰 파장이 일 수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원미을 공천은 파격(?)적이었다. 지방의원 공천이 상향식이라고 하지만 당협위원장의 입김에 모든 것이 좌우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원미갑, 원미을, 소사구, 오정구 당협위원회는 상향식 공천을 했다고 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당원이 얼마나 될까? 원미갑은 경선자체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사전조율에 의해 도의원 후보, 시의원 후보 정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지저분한 이야기도 돌지만 유권자가 판단할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요구지만 하극상이라며 당협위원장은 철퇴를 칠 것이다. 당무감사로 당협위원장을 바꿀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너서클끼리 주고받는 게 있는데 쉽게 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이다. 차명진 전 의원, 임해규 전 의원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의 최측근이라고 한다. 안병도 오정구 당협위원장도 김문수 라인이라고 한다. 일반 평이다. 공천 혁신, 개혁을 말하지만 어디부터 개혁과 공천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있다.

부천은 보수혁신이 가능할까? 하극상이라도 좋다. 당협위원장에게 철퇴를 맞는 일이라도 당원들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현 당협위원장은 당원들과 토론회에서 왜 내가 당협위원장이 돼야 하는지 당위성을 당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김문수 라인, 친박 라인이라고 해서 부천에서 평생 당협위원장 하라는 법은 없다.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부천부터 혁신시켜야 하지 않을까? 맹목적인 추종자보다는 합리적인 당원이 많아야 건강한 당협위원회가 될 수 있다. 당협위원장이 당원을 존중하고 권리를 박탈하지 않으면 당협위원회는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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