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희 조합원편(부천시 약사회장)
콩나물신문 조합원이자 부천시약사회 회장, 부부약국 약사인 윤선희 조합원을 만났다. 윤선희 조합원은 50년 된 부부약국을 25년간 부천 괴안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약국에 손님이 올때마다 윤선희 약사와 정답게 안부를 묻고 인사한다. 이런 곳이 진짜 동네약국이구나 생각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역약사’의 꿈을 키우다
처음부터 약사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학창시절에는 생물학을 전공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위해서 약대에 진학하라고 권유하셨어요. 그 후 약사가 되어 지역주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약사’가 되자 다짐했죠. 수입이 보장되는 병원 옆 약국으로 가지 않고,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부부약국을 인수한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25년 전 인수할 때도 이미 부부약국은 운영한지 25년이 넘어 주민들의 고유명사가 되어있어 이름도 바꾸지 않았지요.


공적마스크, 1차 의료기관 약국의 잠재력
공적마스크 공급은 참으로 힘들었지만 약국이기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 점포수와 신뢰성, 의료보험 시스템 활용 등 약국이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요. 공적마스크 공급을 위해 주말에도 부천의 180여개 약국이 자발적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약국이 시민들과 가까운 1차 의료기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어요.

보람찼지만 정말 힘들었어요. 정부시책은 항상 언론보도를 통해 접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러니 공적마스크 정책이 달라져도 대응이 늦어지고 혼선이 생겼지요. 가족 대리수령도 지침을 어겨가며 해달라는 분들이 많아 난감했어요. 앞으로 정부에선 마스크 공급량을 확대해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놓아야 하고, 지침에 관해 약사회와 긴밀히 소통해주었으면 합니다. 대리수령 기준도 완화했으면 좋겠구요. 마스크 판매에 대한 부가세·종합소득세 면세도 필요합니다. 관련해서 꼭 하고 싶은 말은 부천의 약사님들이 정말 고생하셨다는 거예요.

 

건강한 부천, 방문약료에서 답을 찾다
부천시약사회장을 맡게 되고 ‘방문약료’ 연구와 제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노인분들은 약만 잘 먹어도 효과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다만 먹는 약이 많다보니 오·남용하거나 복용 자체를 잊어버려 건강을 해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아요. 약사가 지역의 노인들을 방문하여 복용실태를 점검하고 올바른 복용을 도와주는 것이 방문약료예요.

제가 방문약료 갔을 때 치매가 있는 할머니께서 약 복용을 종종 잊어버려서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규칙적인 복용을 위해 ‘약 달력’에 대해 설명하고 걸어두고 왔더니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셨지요. 덕분에 다음 방문약료로 뵜을 때는 기억력을 비롯해서 상태가 훨씬 좋아지셨어요. 해외에서도 방문약료를 시행한 지역에서 요양원 입원 수를 줄였다는 보고가 있어요.

사회구성원이 건강해야 건전한 사회가 될 수 있어요. 고령화가 진행되며 의료보험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방문약료가 의료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약사회장으로서 부천의 방문약료를 봉사 차원을 넘어 정책적으로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시민과 함께하는 공동체약국
약국이 병원에서 처방전 받아 기계적으로 조제만 해서는 미래가 없어요. 시민의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공동체약국, 지역약사가 되어야만 해요. 약국을 오래 하신 약사들은 몇 십년간 보아온 환자의 걸음걸이와 말투만으로도 대략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어요. 동네약국의 장점이죠.

시민 가까이 있는 1차 의료기관으로서 장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 부천시약사회 차원에서 여러 의료주체가 같이 고민하는 ‘커뮤니티 케어’(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와 약물오남용 예방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참여사업을 진행하고 금연약국, 방문약료 약국 등의 ‘특성화약국’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어요. 시민의 벗이 되는 공동체약국이야말로 약사들이 가야할 길이예요.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상생하는 약국이 되어야죠.

 

건강한 콩나물과 인재발굴
콩나물신문이 콩나물 반찬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지역신문이라 생각해서 작년에 조합원으로 가입했어요. 콩나물신문이 지역에 제대로 된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줬으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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