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주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열주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두만강, 본래 우리의 영토지만 분단으로 인해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다. 중국을 통해 방문한 백두산도 제 이름을 가지지 못하고 안내문에 장백산이라고 크게 표기되어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모른다. 된장 이야기를 한다면서 웬 두만강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 하실게다.

두만강(豆滿江), 콩 두(豆), 가득찰 만(滿), 즉 ‘마차에 콩을 가득 싣고 건너던 강’이라는 뜻이다. 콩 중에서 가장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대두(흰콩)는 만주가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하며 18세기 이후에 유럽과 미국 지역에 전해졌다. 대두는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콩 전체의 양 중 70%를 차지하며, 주로 두부, 된장, 식용유를 만드는데 쓰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콩싹을 틔워 나물과 국으로 먹어왔으며 일 년 내내 서민들의 비타민C를 공급하는 밥상 위의 좋은 먹거리가 되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고구려인은 장 담그기를 잘한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발효음식인 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발효음식이 특히 좋은 이유는 좋은 물과 미네랄이 듬뿍 들어있는 천일염 덕분이다. 천일염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이 10~20%를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콩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헤아려 보면,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 하루도 우리 먹거리에서 빠질 수 없는 우리 음식의 기본이다. 우선 된장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된장의 기본은 메주다.
예전에는 가을에 수확한 콩으로 직접 메주를 쑤어서 만들었지만, 지금의 생활양식에서 집에서 메주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행히 전통을 지켜가는 분들 덕분에 우리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에 잘 발효된 메주를 살 수 있다.

꽤 오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된장은 사실 ‘콩’이 아니다. 콩으로 만들어진 메주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맞춰진 환경에서 볏짚의 발효균이 먹고 뱉어낸 유익한 물질을 우리가 먹는 것이다(사실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 또한, 된장은 콩이 가진 모든 엑기스를 간장에 주고 남은 찌꺼기지만, 다른 맛과 섞여도 제맛을 잃지 않는다. 된장은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아지며, 다른 음식의 중심 맛을 건드리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된장이 들어가면 음식의 잡냄새도 없애주고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게다가 몸 안에서는 간 기능을 강화하며, 된장의 레시틴은 뇌기능 향상, 사포닌은 노화와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 역할 등 된장의 유익함은 모두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런데 지금 말하는 이런 장점은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사 먹는 된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그럼 어떻게 하지?

아무리 된장이 좋다고 해도 이렇게 바쁜 세상에 어떻게 만들어 먹어?
우리 엄마도 된장을 사서 드시는 걸.

그렇다면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하는 대두로 청국장을 담아보면 어떨까? 오랜 시간과 정성과 솜씨가 필요한 된장을 담아 먹는 것을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며칠간의 정성과 관심만으로 만들어지는 청국장은 된장 못지않은 장점이 많은 음식이다. 청국장은 콩에 천일염과 미생물이 더해져 짧은 시간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 식품이다. 특히 콩 단백질이 미생물에 의해 다양한 성분으로 바뀌면서 여러 가지 강력한 항암물질을 만들어내고 독소 제거 및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최고의 건강식품이다. 게다가 청국장과 된장, 고추장을 섞어서 만든 쌈장은 영양 면에서도 으뜸이지만 맛 또한 일품이다.

청국장을 잘 먹는 방법을 이야기하면, 된장은 오랫동안 발효 숙성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끓여 먹어도 영양 면에서 별문제가 없지만, 청국장은 짧은 시간에 다양한 미생물이 작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그러니까 청국장을 끓일 때는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맨 마지막에 청국장을 넣고 불을 끄는 것이 영양 면에서 훨씬 좋겠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먹는 청국장은? 대형 솥에서 끓이고 또 끓인 청국장에 소소한 의심의 눈길이 가게 된다.

청국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은 다시마나 김에 싸서 먹는 것이다. 해조류에 풍부한 미네랄과 영양분이 콩의 지용성 성분을 만나서 흡수율도 좋아지고, 우리 몸 안에서 더 큰 효과적인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국장의 콜콜한 냄새까지도 줄여주니 어찌 마다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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