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콩나물을 만나다 김은주 조합원

▲ 송내동 헌책방 김은주 조합원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조합원 김은주씨는 아름다운가게 송내동책방에서 일한다. 인천에서 부천으로 출퇴근하며 생활한지는 어느 덧 3년. 인생의 전반전은 지나고 후반전을 준비할 때라고 말하는 그녀, 김은주씨가 바라본 부천과 콩나물신문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일하는 곳, 아름다운가게
10년차 일했어요. 주로 인천에서 활동하다가 2~3년에 한 번씩 교대근무를 하거든요. 그렇게 돌아서 부천 송내동책방을 열 때 오게 되었어요. 아름다운가게는 130여개 매장이 있어요. 그중에 책 전문매장은 전국에서 9개예요. 서울에 많이 집중 돼 있고 지방에는 2곳 밖에 없어요. 수도권에는 파주하고 부천 밖에 없어요. 부천에 생기면 외각에 계신 분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아주 의미있고 좋은 공간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만큼 그렇지 않아서 힘들어요. 책 자체가 사양 산업이잖아요. 서울에 있는 책방들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고요.
공교롭게도 아름다운가게 송내동책방이 생긴 뒤 대형 헌 책방이 생겼어요. 그 탓에 가끔 손님들이 대형 책방이나 동네 헌 책방과 혼동을 하세요. 이곳은 책을 무상으로 기증 받아 판매 하는 곳이거든요. 대형 헌 책방이 생겼다고 기증량이 줄진 않았어요. 점점 늘어 나고 있어요.

도서 정가제가 시행 됐다. 책 사는 양이 줄어들 것 같다. 그렇다면 기증량도 줄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를 본다면 기증량이 줄겠지요.
도서 정가제 시행 후 대형 서점들이 반에 반 값 할인 행사를 했었어요. 그 기간 동안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는 마구잡이 식으로 땡처리를 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적정한 가격이다 생각하고 판매하고 있는데, 너무 할인해서 판매하는 거예요. 아름다운가게에서 하는 일을 이해하는 손님들은 괜찮았는데, 우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손님도 있었어요. 예전에는 출판사에서 우리에게 기증도 했고, 다양한 행사도 함께 했는데 그런 것도 줄어들 것 같아서...

아름다운가게가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키는 영향력은 아니지만, 촉촉하게 스며들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말을 할 때 김은주씨는 다부져 보였다. 지금 콩나물신문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콩나물신문도 삶으로 삶으로 촉촉하게 스며 들고 있을까.

콩나물신문에 기대다
저는 콩나물신문에 기대했어요. 언론협동조합이 지닌 능력이 있잖아요. 취재하거나 조사하는 게 빠르고 모든 단체를 연결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조합원이 모이는 경우가 드문 것 같아요. 저도 제 일이 있으니까 그 시간 외에 조합 활동을 하려고 하지만 엇갈릴 때가 있어요. 편집회의에서 조합원들을 많이 뵙지는 못했지만 콩나물신문 안에는 자원들이 많아요. 자원들의 활성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콩나물신문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들려면 콩나물신문이 하는 일들이 검증돼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다른 협동조합을 믿을 수 있는 척도가 콩나물신문에서는 ‘그랬다’가 된다면, 좋겠어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주세요.

독하게 말해도 된다
조합원 가입할 때 깜짝 놀랐어요. 영수증이 없는 거예요. 조합에 가입할 때 회칙이나 규칙이 있고 혜택, 탈퇴했을 때의 제재 등을 숙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입 원서를 쓰고 통장 계좌로 돈을 딱 부치면 끝인 거예요. 어? 언젠가는 조합원증 같은 걸 주겠지, 했는데 없으니까 깜짝 놀랐어요.

소속감과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겠다
소속감이기도 하고 이것도 하나의 계약이잖아요. 기부금 개념이 아니라, 내가 조합원으로서 조합비를 내고 조합에서 활동하는 거잖아요. 상근직도 마찬가지예요. 사명감 있게 활동해야죠. 제가 단순히 돈만 내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순간, 문제죠. 모든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된다면 애정이 사그라들 수 있어요.

지금까지 마주한 콩나물신문
콩나물신문을 통해 지역 소식을 듣고 있거든요. 예전에 원미시장 앞에서 효소를 만드는 분을 볼 때는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신문을 통해 들으니 좀 더 알게 됐어요. 그런 내용들이 심화 됐으면 좋겠어요. 콩나물신문 두 장이 줄어들면서 지역게시판이 사라졌잖아요. 그게 조금 섭섭해요. 게시판을 보면 부천 문화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지면이 줄어들어서 인지, 범위가 좁아진 것 같아요. 글 자체도 요점 정리가 아니라 곁가지가 많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지면마다 기사가 뭉텅이로 박혀 있는 느낌이에요.

게시판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싶었다. ‘결혼식, 장례식, 강아지를 찾습니다, 물품 판매’처럼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꾸미고 싶었다
울타리가 작은 마을 신문에서는 가능하겠지만, 콩나물신문은 지역신문이잖아요. 범위를 좁게 보고 있지 않나 싶어요. 콩나물신문을 어디 두느냐에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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