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기 조합원(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지난 호에서 아이를 숲에서 키우면 어떤 점이 좋은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아이의 건강과 교육적 측면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죠. 이 효과는 지속성이 전제되어야 이룰 수 있는 성과라고도 말씀 드렸습니다. 책도 그렇지요. 책이 좋은 것은 알지만 한 권을 읽었다고 책이 쉽고 재미있고 감동이 있다고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책을 어려서부터 읽히는 것은 책의 유익성 때문일 것입니다. 숲도 그렇습니다.
한번 갔다 온다고 숲이 너무 좋고 건강하고 교육적이라고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숲에 자주 가야 하는데 현실은 한 번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숲이 이렇게 좋다는데 우리는 왜 아이들을 숲에 못 보내고 있을까요?
왜 선뜻 “이번 주에 숲에 가자!”, “그래, (숲에) 갔다 와라~”라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가진 숲의 이미지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단어마다 각각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숲’하면 ‘산’이라는 이미지가 있지요. 우리나라 전 국토의 약70%가 산이거든요. 주변의 산을 바라보면 시원하고 맑고 편안하기만 합니다. 보기만 해도 휴식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산에 간다고 생각하면 높고 힘들고 바람 불고 비 오고 춥고 지저분하고 등등 위생, 안전, 편안함을 위협하는 불편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더 합니다.
두 번째는 광고 효과입니다. 최근 몇 년간 아웃도어 용품 시장이 급성장하며 TV 등의 대중광고를 많이 하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많이 친숙해 진듯합니다. 그런데 광고를 천천히 보시면 산에는 자주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고 무척 춥고 물이 고인흙길과 거친 돌길을 걷습니다.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한 환경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지만 은연 중에 부모들에게 숲은 열악한 환경이란 의식이 생기기 쉽습니다. 집밖의 환경이 안보다 편안할리는 없지만 열악한 것은 아니죠. 소중한 아이들을 데려 갈 곳이라 생각하면 쉽게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숲에 대한 낯설음입니다. 우리나라는 근대에급속한 발달로 도시화 되었습니다. 현재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은 30~40대 남녀로 대부분 도시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숲과 자연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주변의 다양한 연구결과로 숲이 좋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적 경험이 부족한 부모로써는 아이를 쉽게 데려 갈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들로 부모는 비교를 하게 되는 거죠. 지난 호에 말씀드린 숲의 장점과 이번 호에 말씀드린 불편한 이미지들을 양쪽 저울에 올리게 되는 겁니다. 이 저울질에서 또 하나의 추로 ‘주변 엄마들의 육아 방식’까지 포함되면 다수를 따라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 보습학원을 보내는 쪽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죠. 부모의 경험이 자녀의 교육과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아이
를 위한다면 어느 방향이던 부모의 교육 가치관이 바로서서 아이들도 그 기준을 이해하고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아이가 어린 시절에 꼭 한 번은 숲을 경험했으면 합니다. 한번 가야 두 번도 세 번도 갈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숲은 간접경험으로는 절대 느낄 수는 없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숲체험 관련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콩나물 신문으로 문의주세요.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면등을 통해 질문에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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