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기 조합원(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지난 호에는 부모가 가지고 있는 숲의 이미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부모가 바라본 숲은 긍정적 이미지로 아이와 함께할 숲은 부정적 이미지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부모가 가진 숲에 대한 경험 부족도 이러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그럼 아이들은 어떻게 숲을 바라볼까요? 숲을 어떤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번 호에는 이 부분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병원에서 태어나 산후조리원으로 그리고 아파트 등의 가정에서 키워집니다. 좀 더 크면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가기도 하지요. 대부분 자연과 거리가 있는 도시화된 닫힌 공간들입니다. 그래서 인공적인 것이 좀 더 익숙하지요. 이러한 환경의 아이들이 숲을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숲은 아이들에게 새롭고 낯선 환경으로 다가옵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어릴수록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호기심, 도전, 자유, 재미, 두려움, 위험 등 다양한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가지게 됩니다.

아이들은 아직 언어적 표현이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 만큼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말로 표현할 수 는 없지만 아이들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천천히 주의 깊게 살펴본 부모라면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호기심’은 새로운 것에 대한 궁금증에서 오는 지적 충동입니다. 아이들을 배움과 발견의 장으로 이끌죠.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생명과 공간에 대한 지적욕구입니다. ‘도전’은 정신과 신체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자연에서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해 행동하며 자신감을 가집니다. ‘자유’는 일상적 갇힌 공간이 아닌 탁 트인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열린 마음에 날개를 달아주죠. ‘재미’는 말 그대로 즐겁습니다. 숲이 주는 다양한 자극에 교감하며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천사 같죠.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습니다. ‘두려움’, ‘위험’ 등은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 곳곳에 있는 이미지들이죠. 이런 부정적 이미지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없을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호기심을 채우고 도전을 위한 두려움과 위험은 내적 성장에 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긍정과 부정의 모든 이미지들은 수도 없이 많아 숲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먹고 등의 오감 행동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숲의 다양한 감각적 상호작용이 ‘건강’과 ‘교육’ 이라는 효과를 불러 오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숲뿐만 아니라 다른 환경에서도 오감을 활용합니다. 더 좋은 환경을 위해 매 주말마다 아이들을 대리고 집보다는 밖으로 나가 아이에게 무엇인가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모두 똑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고 제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숲만큼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는 환경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 ‘생명’은 없으니까요.

지난 주 올 겨울 들어 최고로 많은 눈이 전국에 내렸습니다. 춥다고 안에만 계시지 말고 아이와 함께 밖에 나와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산책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 것이 성장하는 아이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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