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기 조합원(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지금까지 연재를 통해 숲이 아이에게 좋은 점과 아이와 부모가 느끼는 숲에 대한 이미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할 숲은 두렵고 어려운 이미지가 많고 아이가 느끼는 숲은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는 거였죠. 이번에는 아이와 부모를 따로 생각하지 않고 함께 숲에 간다고 생각하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더러 부모님들 중에는 TV에서 숲이 아이에게 좋다니까, 어린 시절 행복했던 시골 생각이 나서, 젊은 시절 즐겨했던 등산 혹은 여행의 기억으로 아이와 함께 숲이나 자연에 가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녀온 후에는 “이게 맞는 건가?”하고 생각해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부모와 아이가 각각 느끼는 숲에 대한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교집합이 적다는 이야기죠. 아이를 고려하지 않고 부모가 생각하는 숲의 이미지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휴식’이지요. 산을 바라볼 때 봄에는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을 여름에는 푸른 잎의 싱그러움과 시원함을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단풍을 겨울에는 새하얗게 눈 덥힌 설경을 생각합니다. 이렇듯 많은 분들이 펜션, 돗자리 등에 앉아서 바라보는 숲은 도시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휴식처가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떻지요? 아이들은 숲에 가면 앉아있기 보다 보고 만지고 먹고 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아이들에겐 ‘휴식’이 아닌 ‘배움’이 있지요. 아이들의 삶은 배움의 연속입니다. 살기위해 기는 법, 걷는 법, 달리는 법, 말하는 법 등을 몸으로 배우고 있지요. 변화하고 살아있는 숲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가면 오감을 자극하며 더 넓게 더 깊이 배우려고 합니다. 그 속에 도전, 호기심, 자유, 두려움 등의 요소들이 소용돌이칩니다. 동적이죠. 그런데 부모들은 어떻습니까? 정적이죠. 산에 오르거나 공원에 나가면 돗자리 피고 간식 혹은 도시락 펴서 먹고 누워있거나 핸드폰을 쳐다봅니다. 정적이죠. 아이는 동적이고 싶은데 부모는 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는 갈등하게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빠, 엄마가 원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부모를 닮아 갑니다. 서서히 자연은 보이지 않게 되고 엄마의 핸드폰과 아빠의 낮잠이 더 어른스런 것이란 생각이 들게 되죠. 그렇게 아이도 ‘휴식’에 빠집니다. 그리고 ‘배움’은 버려졌지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틀림없는 진실입니다. 자녀교육에 관심 있다면 이미 다 알고 계실 겁니다.
숲은 집과 다릅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들은 매우 인위적인 환경으로 되어 있어 생활습관도 인위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매일 쓸고 닦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등등 생활 규칙이 있지요. 집은 어느 정도 깨끗해야 한다는 등의 개인적 기준이 있습니다. 그런데 숲은 그 기준에 비춰보면 매우 다른 환경입니다. 모든 것이 깨끗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요. 그래서 부모가 아이에게 집보다 더 많이 “안돼”, “하지마”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움츠러들고 어느 순간 흥미를 잃고 부모에게 순응하게 되는 거죠. 숲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와 함께 배움의 기회는 더 좁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부모와 아이가 바라보는 숲의 이미지와 활동은 다릅니다. 함께 숲에는 갔지만 서로 간의 다름으로 불편함과 편견이 생기는 거지요. 그 밖에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숲에는 순간순간 서로간의 차이를 보이며 문제가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숲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죠. 많은 문제가 있다고 육아를 포기해야 할까요?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함께 하려는 마음가짐으로 행동하시면 됩니다.

아이와 함께한 숲에서 ‘건강’하고 ‘교육’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으세요? 그럼 아이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숲을 바라보고 함께 행동해 보세요. 그럼 그렇게 되실 겁니다.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아빠, 엄마를 응원합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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