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기 조합원(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지난 호에서는 숲에 갈 때 아이와 함께한 부모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숲에서 활동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부모님의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었지요. 기술에 집착하다 더 중요한 마음을 볼 수 없어 뛰어난 기술이 의미 없어지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를 연애와 역사를 통해 많이 경험하고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부모의 마음가짐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000 체험에 다녀온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으신가요?”

요즘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일반적으로 체험의 경험이 많습니다. 학교 과정, 방과후 수업에서는 물론이고 조금 부지런한 부모님들은 박물관, 미술관, 로봇, 만화, 생태, 미술 등등 추가적인 체험을 주기적, 일시적으로 하시기도 하지요. 모든 체험에는 ‘비용’과 ‘시간’이 투자됩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노력이 모두 들어가죠. 그러다 보니 요즘 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하시게 됩니다. 이 가성비를 어떻게 확인하고 판단하실까요?

체험에 대한 평가는 체험 전과 체험 후로 검토하게 되는데 사전에는 지인, 소문, 인터넷 등에 의한 사전조사와 사후에는 아이의 이야기, 부모님이 바라본 것 등의 사후평가로 보통 이뤄집니다. 선택된 체험은 부모님이 생각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어야 하는데 국·영·수 같은 학원이 아니라면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인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창의력, 적응력, 사회성 등등의 향상 같은 것이지요. 이러한 효과들은 단기적 체험으로 키워지지도 않을뿐더러 측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에 보이는 준비물과 결과물 위주의 체험에 많이 참여하게 됩니다. 결과물이 체험을 통해 얻는 성과이고 가성비를 증명하게 되는 것이죠. 결과물이 없는 경우에는 사후평가 시 아이들에게 듣는 말에 의존하게 됩니다. 체험 시작부터 끝까지 활동한 내용, 재미있었던 일들, 교육적이었던 내용, 위험했던 순간 등등 듣고 싶은 유형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도 했던 행동들도 아닌 아이들의 느낌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이들의 표현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부모들이 원하는 기준보다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유로운 표현도 어렵고 표현방법도 잘 모르고 기억의 한계도 있는데 부모가 원하는 대답을 해내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대답을 못하면 다음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요. 아이들에게 평가를 하기 위한 질문들 보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질문을 해주세요. “체험 뭐 했니?”보다 “체험 어땠어?”라고 물어보시고 대답을 기다려 주세요. 내용이 짧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어떤 아이들은 자세히 말하고 어떤 아이들은 짧게 말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아이들은 아니니까요. 다양성을 인정해 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가성비는 체험을 판단하는 투자적 성격의 용어입니다. 아이들은 ‘투자해서 만드는 것’보다 ‘지켜보며 기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체험의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곳”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릴수록 더욱 그렇지요. 초등학교 저학년은 놀이가 중요합니다. 숲도 그렇습니다. 숲에 있었던 자연과의 수많은 상호작용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해도 재미있었고 다시 가고 싶다면 그 것으로 된 것입니다. 나머지는 자연이 알아서 몸 속 깊이 느끼게 해줄 것이니까요. 자, 다시 한번 부모님들께 묻겠습니다.
“숲에 다녀온 아이들에게서 어떤 말을 듣고 싶으세요?”


* 부천방과후숲학교 :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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