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부모님들이 숲에 다녀온 아이들에게 듣고 싶은 말은 ‘사건’이 아니라 ‘감정’이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듣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아이들의 자발성이 전제하지 않은 대답들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숲이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숲만의 느낌은 무엇인지 이번호와 다음호를 통해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먼저 도시는 ‘닫힌 공간’이고 숲은 ‘열린 공간’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부터 닫힌 공간에서 태어나죠.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등 대부분의 시간을 네모난 세상에서 보내게 됩니다. 마치 세상이 모두 네모로 이뤄진 것 같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숲은 열린 공간이죠. 하늘은 끝도 없이 높고 넓죠. 땅은 어떤가요? 지평선은 저 멀리 곡선으로 흐릅니다. 모든 것들이 선을 이루며 서로 어울려 있습니다. 아마 보통 사람은 닫힌 공간보다 열린 공간을 좋아할 것입니다. 어른들이 등산을 하면 정상에 오르려는 이유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도시는 ‘고정되고 딱딱한 곳’이고 숲은 ‘변화하고 부드러운 곳’입니다.

  도시의 대부분은 인간이 직접 만든 것들입니다. 그래서 고정되고 딱딱한 것들이 넘쳐나죠. 스스로 생성, 성장, 퇴화하지 못하고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가 부서지고를 반복하며 쓰레기를 만들어 놓습니다. 하지만 숲은 변화하고 부드러운 곳으로 자연의 순환에 맞춰 스스로 생성, 성장, 퇴화를 하며 주변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어디에도 쓰레기는 볼 수 없고 모두 자연의 일부로 돌아갑니다. 사계절 그리고 다양한 날씨 등 숲의 변화를 아이들은 몸으로 느끼고 숲을 생명으로 인식합니다.

   세 번째는 도시는 ‘일방적, 넘치는 곳’이고 숲은 ‘상호작용, 적당한 곳’입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 중에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생명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도시의 대부분은 일방적입니다. 쓰임을 위해 만들어진 것뿐이죠. 어린 시절에는 담요나 인형처럼 오래 사용하면 애착이 생겨 간혹 소통을 하였으나 그 때 뿐이죠. 하지만 숲은 스스로 생성, 성장, 퇴화하며 상호소통 합니다. 나무와 대화하고 강아지와 대화하는 것은 그것이 생명이기 때문이지요.

  인간의 욕심으로 도시에 많은 것들은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차, 음식 등등 넘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두 과욕에 의한 것이지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중용이 삶의 미덕이고 모두의 행복에 부합하다는 것을요. 하지만 도시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숲에서는 모두가 적당한 삶을 살아가죠. 느티나무가 50m만 클 것을 욕심을 부려 100m씩 크지는 않습니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며 크지요.

   이렇게 몇 가지만 살펴보아도 도시와 숲의 환경 변화는 큽니다. 그 차이는 공간이 가지고 에너지이기도 하지요. 요즘 셀프인테리어가 유행인 것도 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도시화 되어 숲에 대한 경험이 없는 도시인입니다. 그래서 도시와 숲의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래 자연회귀현상과 부합하여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숲’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숲에 가며 도시와의 차이를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한 번에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아이와 함께 천천히 시간을 들여 느끼려 노력하시면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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