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의미와 무생물’로 이뤄졌다면 숲은 ‘의미와 생물’과 이뤄져 있습니다.

   

 

지난 호에서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숲만의 느낌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숲과 도시의 차이점들을 하나씩 설명해 드렸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숲은 열려있고 변화하고 부드러우며 상호작용하고 중용을 지킨다고 도시와 비교해 말씀 드렸습니다. 이번호에는 지난호에 이어서 숲과 도시의 차이점을 좀 더 말씀 드릴까합니다

 
  네 번째는 도시는 ‘높은 자극에 반응하는 삶’이고 숲은 ‘낮은 자극에 반응하는 삶’입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이란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곳이고 그런 곳은 재미가 필수적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좋아서 인지 혹은 동기부여를 주고 싶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시간을 주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 관점에서는 재미있는 곳이라면 놀이동산과 텔레비전을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그게 정말 부모님들이 원하는 삶에 도움이 되는 재미일까요? 부모님들은 알고 계십니다. 텔레비전보다 책이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을요. ‘책’과 ‘텔레비전’의 관계가 ‘숲’과 ‘놀이동산’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계속적인 시각 자극에 노출되어 높은 자극에 반응하는 아이와 소소한 자극에도 반응하는 아이. 어떤 아이가 기나긴 삶을 살아갈 때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 행복의 양과 질은 소소한 자극에 행복한 아이가 높을 것입니다. 높은 자극은 더 높은 자극을 원하고 자극적 행복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와 더 많은 시간을 써야하니까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이가 높은 자극과 낮은 자극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 아이로 자라길 원하실지 상상이 되실 겁니다.
 
  다섯 번째로 도시는 ‘머리로’ 느끼고 숲은 ‘몸으로’ 느낍니다.
 
 
  도시 생활의 대부분은 시각과 청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텔레비전, 핸드폰, 책 등등 눈으로 보는 것과 소리도 듣는 것이 정보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들은 전체 경험에서 극히 일부일 뿐이지요. 근래 요리와 먹방 등의 인기는 간단히 직접 체험을 할 수 지요. 이는 사람들의 더 많은 감각적 체험을 하고 싶다는 요구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근래에는 과거와 달리 교육 분야에도 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하지만 정해진 환경에서 이뤄지는 체험은 한계가 명확하지요. 숲은 가장 자연 환경과 동일합니다. 인류가 수만, 수억 년 경험한 환경은 대부분 몸으로 직접 체험한 것들입니다. 숲에서 느끼는 햇살, 바람, 비, 눈 등의 환경은 같은 나무도 몸의 모든 감각으로 다양하게 경험하게 합니다. 이러한 직접적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창의적인 사고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기본이 부족하다면 다른 세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 같습니다. 인간의 기본은 자연이라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로 도시는 주변을 의식하고 숲은 자신을 바라봅니다.
 
 
  인류는 예로부터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며 생존을 이뤄왔습니다. 하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았지요. 그런데 산업화 등을 통해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눈만 뜨면 주변에 사람이 가득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하지만 과거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고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숲은 자신을 바라보는 창의 역할을 합니다. 과거 산악인들은 등산을 자신과의 대화라고 합니다. 지금은 등산인구가 많아졌지만 산을 도구로 생각할 뿐 동등한 생명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졌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시는 ‘무의미와 무생물’로 이뤄졌다면 숲은 ‘의미와 생물’과 이뤄져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은 자연계의 극히 일부를 경험하는 것이며 그 또한 자연적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명의 신비는 아주 작은 곳에도 끝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생물에 대한 이해와 느낌이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책과 텔레비전으로 자연을 경험한 사람이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얼마나 느낄 수 있을까요? 사랑해 보지 않은 사람이 사랑하는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듯이 그 경험의 차이는 행동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점점 더 도시인들은 자연에 겸손하기보다 자연의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불편하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30년 이상 자란 나무들을 옮겨 심지 않고 베어버리는 요즘의 사람처럼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부모님들은 어떤 아이를 원하시나요? 쉽게 돈이면 된다는 아이인가요? 길가에 풀을 보고 예쁘다며 웃음 짓는 아이인가요? 선택은 부모님이 하시지만 결과는 아이들이 미래에 져야할 몫입니다.
 
  도시와 숲을 비교하면 할수록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지면을 통해 이렇게라도 소개를 해드려서 기쁘네요. 쉬운 비교를 위해 도시와 숲으로 표현했지만 도시와 자연으로 해석해도 무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부모님들이 좀 더 자주 자연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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