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물림 되는 폭력의 반복을 반드시 끊어야 한다

       "대물림 되는 아동학대, 자식을 죽이는 광기어린 부모들"

한 괴물이 어린아이를 막 먹어치우고 있는 장면이다.  어린아이의 머리와 오른팔은 이미 잘려나가고 없고, 왼쪽 팔이 그의 입에 들어가고 있다.  어린아이를 마치 즙을 짜듯이 꽉 움켜지고 있는 행동, 다리를 굽힌 모습, 뭔가 급하게 먹고 있고 화가 난 듯한 극도의 흥분상태에 놓인 사투르누스라고 짐작이 된다.

▲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de Goya,1746-1828)의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사투르누스의 눈을 보면 광기(狂氣)에 서려 있다. 부부가 된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12명의 생명을 잉태시켰다. 우라노스는 성질이 못되어 자식들이 반항한다는 이유로 모두 무한지옥인 타르타로스(Tartaros)에 감금했다. 이에 분통이 터진 가이아가 타르타로스에 감금된 자식들에게 우라노스를 제거하라고 시켰다. 막내아들인 사투르누스는 평소처럼 우라노스가 가이아에게 덤벼들자 우라노스의 페니스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우라노스가 “머지않아 너도 네 자식에게 쫓겨나리라. 네 아들은 너를 왕자에서 쫓아 낼 것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이때부터 사투르누스는 우라노스의 저주로 인해 늘 불안해하며 큰 낫을 들고 다니게 되었다. 그래도 불안함을 어찌하지 못하고 하늘의 지배권을 빼앗길까 두려워 다섯 명의 어린 자식들을 차례차례 먹어서 죽여 버린다. 제우스는 복수를 위해 아버지 사투르누스를 무한지옥에다 가두어 버린다.

신화 속 이야기를 재현한 이 그림은 '인간성의 타락, 신구 세대 간의 갈등, 인간의 탐욕에 관한 것'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광기어린 미친 부모는 신화에만 있지 않다. 자식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의자에 묶어 굶겨 죽이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락스를 뿌리고, 찬물을 끼얹으며 학대해 죽이고, 아들의 시신을 심하게 훼손해 냉장보관한 채로 아들의 동생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런 잔인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하며 반성할 줄 모르는 부모들은 범행심리분석에서 보면 자신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심한 학대나 방임 속에 살아왔다고 진술한다.

5년 전 심한 ADHD 증상과 폭력으로 상담실에 왔던 아동이 있었다. 처음 그 아이를 보았을 때 흡사 심하게 상처받은 짐승과도 같았다. 부모로부터 방임 속에 사랑을 모르고 자란 아동이었다. 아이의 영혼은 메마르고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심리치료를 진행하며 아이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자식을 키우는 나 자신도 분노가 올라왔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를 미워할 수도 없었다. 아버지 또한 아이보다 더 심한 학대와 방임 속에 자라 폭력과 범죄를 일삼으며 교도소를 드나드는 분이었고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폭력은 대물림 된다는 것이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 중에는 맞고 자란 아이들이 많다.

폭력에 노출된 채 자라는 동안 쌓인 상처가 분노가 되어 자기보다 약한 대상, 심지어 사랑해야 할 가족에게까지 폭력이 쏟아진다. 부모가 자신을 때리고도 감정이 없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죄책감도 별로 없다. 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우리는 어제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짐승보다 못한 짓을 서슴지 않는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앞으로 이러한 부모들이 우리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없을 거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단언컨대 메말라가는 인간성, 폭력, 정신병, 신경증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대물림 되는 폭력의 반복을 반드시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 학교, 사회가 협동하여 선악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동학대에 대한 시스템이 부족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형벌도 약한 수준이다. 슬픈 현실이지만 끊임없는 아동학대의 홍수속에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의 관심 속에 우리의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고 싶다면 먼저 부모로서 자신과 아이의 마음가짐에 집중해야한다.

"자식은 나의 소유물이 아님을 인식하고 독립체로서 존중해줘야 한다.

상처받은 나의 영혼과 아이의 영혼을 치유해주고

따뜻한 인성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

한인숙 상담사 | 새꿈마음치유 심리상담센터 032-677-0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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