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애벌레가 펜션을 꾸몄다

대장들판에서 갯벌층이 나오다니...

 

 대장마을 가는 길에 만난 식생들. 누름말 다리에서 출발한다. 동부간선 수로의 끝지점 연밭에는 연밥이 무성하다. 생밤과 개암나무의 맛을 보신 분은 연밥맛을 상상할 수 있다. 아마도 그 중간쯤의 맛이다.

수로의 물은 벼농사 수확기가 되면서 물을 차단하여 바닥이 보인다. 수초들이 수북하게 자라났다. 그 사이로 백할미새와 알락할미새의 어린새와 성조가 보인다. 유조는 얼굴에 연녹색을 띈다. 한두개체가 아니다. 제법 많다. 먹을 것이 충분하다는 뜻일게다. 백할미새는 지금부터 내년 늦봄까지 머문다.

동부간선수로에서 대장들판의 논들에 물을 공급하는 수로를 따라 걸어간다. 오로지 이 수로 하나에 의지해 논농사를 지었단다.

가보시라! 자연천인 고리울내 보다 약2M가량 논들이 높이 자리하고 있다.

대장들판에 있는 한우리 분재교실에서 고순자 선생을 만났다. 분재교실 농장을 만들기 전에 서해조수가 밀려들어왔는지 궁금해서 포크레인을 빌려 들판 아래 5미터 이상까지 파 보았단다. 세상에 놀랍게도 그곳에 갯벌층이 있었단다. 대장들판에 수천년, 수만년에 걸쳐 형성된 갯벌층이 잠자고 있었던 사실... 생태적으로 대장들판이 뻘밭이었다는 사실...

 

논둑길로 한참을 걷다가 산호랑나비 애벌레를 만났다. 30cm도 되지 않는 작은 사상자에 잎을 모두 먹어 없고 바닥 줄기에 바짝 붙어 있어 지나는 행인에 발에 위험해 보이나 걷는 이가 없어 무사 할 것이다. 이제 번데기로 겨울을 지내고 봄이 되면 멋진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섬말에 탱자나뭇집에 도착했다. 와! 탱자나무 2그루에 호랑나비 애벌레가 펜션을 꾸몄다.

제비나비 애벌레도 한 두 개체 보인다. 운향과식물이 주변에 없던지라 이집의 탱자나무엔 애벌레로 가득하다. 성충 한마리가 100여 개의 알을 낳고 그 중 한 두 개체만 우화까지 성공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엔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만큼 안전했던 모양이다. 아마도 이젠 갈색형의 번데기가 되어 겨울을 지낼 것이다.

지금 우화하면 기주식물들이 단풍이 들어 먹이활동을 할 수 없다. 모두 내년 봄에 무사히 우화하여 많은 호랑나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순희 | 부천향토연구회 콩시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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