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홍명근

 

자주 외로웠습니다

깊은 밤 깨어 독도의 파도 소리 같은

시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침 햇살은 여전히

맑았습니다

 

더러 그리웠습니다

그리움이 한라산처럼 더 올라갈 곳 없을 만큼

쌓이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 날도 달빛은 여전히 호수의 물결위에

처연하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가끔 아프기도 했습니다

가슴이 심하게 불안하여

석류처럼 빠개질 듯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노을은 여전히

단풍처럼 곱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오늘 슬프다고 해서

내일도 슬프다는 것은 아닐 것이고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세상은

좀 더 오래, 좀 더 느긋하게

지속 될 테니까요

아픈 만큼 더 깊게

사랑의 심연을 깨닫게 될 테니까요

 

괜찮습니다

지금 외롭다고 해서

꼭 눈물 흘려야 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더 깊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웃음의 따스함을 알게 될 수도 있을 테지요

 

*프로필; 충주 출생.

시집 <말 못할 설움과 그리움으로>.

부천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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