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예감, 세월호는 여전히 운항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세월호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고 바랄 것이다. 그런데 또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예를 들어 ‘원전은 아직 침몰하지 않은 세월호 다’라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불길한 예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근거들은 우리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던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 압박감을 주는 오늘의 현실이다. 먼저, 과거의 일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1999년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와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 1993년 부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페리호사망자는 292명이다.
 둘째, 위험은 도처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 토론회에서 중학생 딸이 엄마에게 했다는 이야기 다. ‘엄마 이젠 우리차례래’ 이 무슨 말인가. 대학생도 죽고, 고등학생이 죽고, 씨랜드에서 어린 아이들이 죽었으니 이제는 중학생이 죽을 차례란다. 이 얼마나 비극적인 말인가.
 셋째, 지금도 문제의 원인을 비판하거나 토론하지 않는다. 넷째, 청소년들이 이 문제를 토론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참극을 깊이 성찰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세월호 같은 사건들을 기억하고 추모해야할 아이들은 이 문제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다.
 다섯째, 정치가 억압받고 있다. 결국, 문제의 당사자는 직계 유가족이고 나머지는 모두 삼자라 한다. 그래서 일반시민의 집회, 노동조합, 정당, 시민단체의 참여는 불온한 것이 된다. 사실 이 비극은 이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인데 말이다. 사람들은 점차 ‘언제까지 슬퍼만 할 것인가. 이제는 그러지 말자 나가고 싶다. 답답하다. 그래서 나간다. 이제는 안산에 가고 싶지 않다. 더는 죄의식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의식이 또 다른 불행을 부르고 있지는 않는가.
 여섯째, 오히려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불신하고, 냉담하며, 정치는 정치대로 서로 불신한다. 언론에 대한 불신도 커져가고 있다. 정부의 보도자료를 받아 앵무새처럼 반복하다보니 시민들의 의견과 분노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모습이다.
 일곱째, 대한민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 사회에 희망을 버리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민까지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정서는 일반시민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무력감, 자괴감, 이탈의 현상에서 이 땅은 과연 희망이 있을까. 계속 불길한 예감이 드는 이유다.
 여덟째, 사람들은 더 개별화되어가고 고립되어 가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비판 없는 추모와 자책 속에서 시민들은 개인으로 존재하며, 정치는 더 소외되고 있다. 정치를 이용하지 마라. 이제는 그만, 망각의 정치에서 기억의 정치로 탈바꿈 하라.
 우리도 이제 그만할 때다.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생기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장을 만들어 학습과 교육, 소통을 통해 일상의 정치가 늘 있는 집합적 시민광장이 있어야 한다. 이상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상상하라.
글 | 원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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