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만이 아니라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목적

‘일자리’만이 아니라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목적

‘협동조합 살길’

 

편집자 주 | 콩나물신문이 참여하고 있는 ‘지역 언론협동조합 협의회(지언협)’와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세상’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홍보와 판로개척을 위해 공동취재와 기사공유 등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기사는 ‘사람과 세상’에서 취재하고 ‘파주에서’ 등 지언협 회원사들이 공유하는 기사입니다.

 

▲ 협동조합 살길, 박남수 이사

 

Q. 안녕하세요, 이사님.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살길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조합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십니까. 협동조합 살길의 박남수 이사입니다. 인터뷰 요청 감사드립니다. 협동조합 살길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로 인해 살길이 막막하고 생활이 불안한 경력단절여성과 청년, 중장년층 등에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고자 지역주민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작년 4월에 창립총회를 하고 5월에 설립신고를 마쳤으니, 설립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네요. 피자 · 파스타 전문매장 로산젤라는 2016년 6월 17일에 오픈하여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피자, 파스타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5명의 지역주민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 로산젤라 외부전경

 

Q. 그럼 협동조합 살길은 지역주민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건가요?

A. 우리 협동조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단순히 조합에서 직원을 고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구든지 작은 자본으로 창업하여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요.

 

Q. 협동조합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을 듣고 싶네요.

A. 예전부터 빈(貧)한 자와 부(富)한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열망의 실현을 위해 실제로 작은 규모이긴 하나 직접 마을 공동체를 꾸려보기도 하도 유럽의 수많은 공동체를 방문해보기도 했죠. 그 과정에선 뼈아픈 실패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체득하고 고민한 결과 ‘편견과 차별 없는 공동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삶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한 마을에 살고 있다하더라도 삶의 모양새는 많이 다릅니다. 단편적인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마을의 누군가는 1년에 두 세 번씩 해외여행을 가지만 다른 누군가는 비행기 한번 타보지 못하고 평생을 일터와 집만 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공동체보다 먹고 사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죠.

 

Q. 공동체 구성을 위한 밑 발판에는 지역주민들이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A. 제 고민의 결과는 그렇습니다. 다행이도 그런 제 뜻에 동의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런 의지들이 모여 지금의 살길이 되었지요.

 

Q. 그렇군요. 지금 현재 살길은 몇 분이나 함께 하고 계신가요?

A. 현재 총 27명의 조합원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다들 지역주민이신가요?

A. 그렇죠. 대부분이 지역 주민이고 직원조합원도 두 명 있습니다. 현재 매장에 총 5명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그 중 두 명이 조합원입니다.

 

 

▲ 로산젤라 매장내부전경

Q. 그 외에는 어떤 분들이 고용되어 계신가요?

A. 조합원 외에 청년 1명과 경력단절여성 2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청년은 호텔조리학과 출신으로 매장 Chef 이고, 경력단절여성 두 분은 전반적인 매장 관리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향후 매장 운영이 조금 더 안정되면 급여를 올려주고 싶은데 아직은 여의치 않네요.

 

Q. 다섯 명의 유급근로자를 상시 고용한다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죠. 혹시 직원 고용을 추가로 하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A.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다행이도 직원들 급여를 줄 정도의 매출액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장의 규모와 손님의 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장 직원을 추가 고용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통해 다른 매장들에서 직원이 고용될 수 있도록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 판매메뉴. 피자, 파스타 등

 

Q. 프랜차이즈 관련 내용을 비롯하여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A. 네, 앞서 말했듯 조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고용뿐만 아니라 청년이나 정년이후의 중년들에게는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그래서 사실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제도와 자본의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되었죠. 아직은 전수창업의 형태로 몇몇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조합원들이 열심히 프랜차이즈 사업에 필요한 출자금을 모으고 있고 매장 수익이라든지 여러 방면으로 필요 자본금이 모이면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Q. 프랜차이즈 사업 외에 또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A. 장기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이 안정된다면 지역주민의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도 해보고 싶습니다. 공유경제라든가 사회적경제 등에 관한 내용들로 말입니다. 현재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꿈의학교도 위탁받아서 운영하고 있고요. 가능하다면 사회서비스와 공정무역제품 유통 등 다양한 사업도 시작해볼 생각입니다.

 

Q. 그것도 다 조합의 설립목적에 기반 한 사업들인가요?

A. 그렇지요. 재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지역사회가 완성되어야 정말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협동조합 살길은 주민의 안정적인 삶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수행해나갈 예정입니다.

 

Q.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 다면요.

A. 협동조합을 운영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한다.’는 의식의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만큼 사람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설립 이전에 조합원 간 조합의 설립 목적과 취지, 사업의 내용 및 운영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설립 이후에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런데 협동조합을 준비하다보면 일이 많고 바쁘다보니 가장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적인 준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합 운영에 있어서도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지고 설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훨씬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 살길

위치 : 경기도 의정부시 체육로 224(녹양동) 1층 로산젤라

전화 : 1544-1985

 

글·사진 |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세상’, 지역언론협동조합협의회 공동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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