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따복공동체 ‘고고고’ 협동화사업 취재후기

경기도 따복공동체 ‘고고고’ 협동화사업 취재후기

 

황소걸음으로 뚜벅 뚜벅 부천 시민들에게 다가가기를!

 

 

 

부천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일반 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취재하는 과정은 지난했다.

인터뷰 요청을 하면 기업 자체가 보잘 것이 없다는 핑계로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평소 잘 나가고 우람하게 성장한 기업만 소개를 할 것이었다면 협동조합IN(인)이라는 섹션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천내 사회적기업에 대한 현황부터 파악하는 게 급선무였다.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에서 명단을 받았지만 연락처가 명기되지 않은 업체가 많았다. 그 중에서 아주 활발하지는 않지만 연락처가 있는 기업들부터 선정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사회적 협동조합 대표부터 인터뷰를 진행해서 콩나물신문 지면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협동조합IN(인) 지면을 통해 한 번 발행할 때마다 3면에 기업을 소개하고 한 면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사를 취재해서 쓰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속사정을 제법 알게 되었다.

먼저 기업하기 ‘참 어렵다’는 현실이었다. 부천내 사회적기업들은 열악한 자본으로 시작하지만 그 뜻이 원대했다. 여기에 소외계층, 장애우 등을 위한 헌신적인 사회적 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움에 처하는 게 현실이었다.

일단 사회적기업들이 부천 내에 다양하게 진출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천문, 과학, 예술, 스포츠, 도매 및 소매업, 제조업, 유통업, 하수 폐기물 처리, 운수업, 농업, 출판, 영상, 부동산업, 사회복지서비스업, 요양, 음식업, 의료복지관, 현수막 인쇄까지 다양했다.

이들 기업들이 부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에 아직 멀어보였지만 그 열의는 대단했다. 사회적기업들을 소개하는 장소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부천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화행사, 스포츠행사, 축제에 설치된 부스에는 어김없이 사회적기업들의 제품이 진열되었다.

이렇게 필사적으로 부천시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어떤 이는 너무 자주 사회적기업들을 봐서 식상하다는 의견까지 주었다. 사회적기업들이 부천에서 튼튼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들이 필요해 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천시의 지원이다.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부천시에서 구매하는 제품의 3% 정도를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정부가 권장하는 사회적 기업 제품 구매율이다. 그런데 이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성남시 같은 경우에는 구매 제품의 60~70%까지 끌어올려 놓았다. 지자체 장의 의지에 달린 것이다.

부천시의 의지는 딱 그만큼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부천시에서 추진하는 단비기업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제품 구매는 더욱 중요하다. 사회적 기업들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의 하소연이 귀에 쟁쟁하다. 대기업 유통과의 경쟁에 놓여 있는데, 단 한번이라도 경쟁 입찰에 참여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입찰경쟁 단계에서부터 배재되는 것이 현실이다. 제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입찰에 응찰할 수 없으면 부천내 소비자에게는 그림의 떡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도 그걸 뚫고 해외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업체까지 있어서 가슴이 뿌듯했다. 정말 잘하면 유수의 화장품 업체를 물리치고 해외 바이어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정도까지 나아갈 수 있구나 하는 자부심 같은 것이었다.

취재하면서 가장 절절하게 느낀 것은 부천시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부천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기업을 해나가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조합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낸 조합비로 부천시민의원을 개원한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의지는 높게 샀다. 부천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진행할 준비가 갖춰지고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의료를 한다는 데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부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었다. 햇빛 발전소를 더 확대하고 싶은데 장소 물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길거리를 가면서도 옥상을 쳐다본다는 얘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다. 화석 연료가 아닌 무공해 햇빛 발전이 절실한 부천이다. 날마다 진행되고 있는 미세먼지 공해 문제가 심각할 대로 심각해져 있기에 그렇다. 미세먼지 대책을 날마다 세운다며 공청회를 열어도 실제 햇빛 발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지 않는 이상, 현상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암담한 기대 때문이기도 했다.

여러 사회적 기업의 대표들, 종사자들을 만나 행복했다. 이들 기업들이 앞으로 부천의 중추적인 기업으로 거듭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뚜벅 뚜벅 걸어가는 황소걸음으로 부천시민들에게 크나큰 믿음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그래서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는 모범적인 기업들이 되면 좋겠다.

 

글 | 한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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