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안 3

동네 주차장을 그것도 구도심에 단번에, 적어도 1년 안에 1000면 1000대, 3년에 차량 3000대를 주차할 공간을 조성할 수 있을까요?
가능해요. 제가 생각컨대 그런게 가능해요.

신도심은 도시를 계획할 때부터 1가구 1대라든지, 1세대 1.5대라든지 주차 기준을 반영하고 도시를 구상하여서 주차하기가 덜 힘든데요..

구도심은 사람이 살다보니 길이 나고, 집을 짓고, 건물을 올리고 고쳐 살던 곳이라서 어느 도시나 밤낮으로 주차 문제가 심각해요.
남편이 퇴근할 때에 맞춰, 아내는 동네 어귀에 나가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남편이 올때까지 아내는 그곳을 사수합니다.
집앞에 커다란 물통이나 타이어를 갖다놓고 못 움직이게 자물쇠로 채우기도 해요.
얼마전 부천은 주차 문제로 이웃과 다투다가 화를 못이긴 사람이 살인까지 했습니다.

구도심에 사는게 불편하다보니 집값도 그다지 많이 나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역 정부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한 도시에 살면서 신도심 주민은 1등주민, 구도심 주민은 2등주민으로 사는 것 같은 자괴감이 듭니다.

시장 후보든 시의원 후보든 구도심과 신도심 균형 발전을 주장해요. 어쩌다 예산이 반영되어 구도심에 공용주차장을 마련해봤자 그 속도가 너무나 턱도 없이 느려요.

왜냐하면 아무리 구도심이라도 싼 대지가 평당 1000만원은 나가기 때문입니다. 100평이면 10억원인데, 100평이라고 해보았자 차를 수백대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차를 더 많이 수용하자고 예산을 들여 주차 빌딩을 세웠다가 2~3년 뒤에는 운영부실로 다시 돈들여 헐기도 하고요.

주차장 옆에 사는 주민들은 차가 밤낮으로 드나드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주차장 부지 선정때부터 주민 반대도 심합니다.

그러니 한편으로는 땅을 사서 주차장을 늘리더라도, 한편으로는 지혜를 모아야 해요.

어떻게 지혜를 모을 거냐구요?
저는 구도심에서 이웃간 담장을 헐자는 겁니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어서 쉬 이해하실 겁니다.
공무원들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절대 못하는 거고, 된다고 생각하고 일을 추진하면 무한정 가능합니다.

 

건물을 지을 때 토지 경계선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건축합니다.
우리 가게로 설명할게요. 건물 한쪽은 옆 건물에 바짝 붙어서 사람이 드나들기 어렵지만, 다른 한쪽은 아파트 통행로와 붙어 있어요.
그리로 아파트 주민들 승용차가 드나듭니다. 그 아파트 통행로와 우리 토지 경계선에 담이 있고, 담장에서 우리쪽으로 1미터쯤 공간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리 요긴하게 쓰이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담장을 없애면서 우리 건물쪽에 붙여 차를 3대 더 세울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도 아파트로 승용차가 드나드는데 문제가 없으며, 전에는 이삿짐차가 들어가지 못했는데 지금은 쑥쑥 들어갑니다.

훗날 누군가 우리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도 어차피 경계선에서 얼마 띄워서 짓게 될 테니, 이 공간은 아파트 주민에게 계속 요긴하게 주차장으로 쓰일 겁니다.

이 글을 쓰려고 구도심 동네를 한 바퀴 돌았는데요. 10분 사이에 열 군데도 더 찾았습니다. 특히 요즘 구도심에 필로티 건물(1층에 기둥만 세워 주차장 전용으로 쓰는 건물)을 많이 짓습니다.
울타리만 없어도 옆 필로티 건물과 공유할 수 있는 주차장이 더 넓어질 것 같습니다.

"아~ 여기는 그냥 당장 담장만 없애도 차를 2대는 더 넣겠다."
"저 골목은 지금 차가 못들어가는데 골목 양쪽 담을 헐면, 차를 나란히 3대 넣고도 사람들이 널널하게 드나들겠다."
뭐 이런 식이죠.

 

 

그런 골목 상황을 그 동네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 공무원이 가장 잘 알고, 특히 사회복지 공무원과 주민자치위원들이 더 잘 압니다.
한 동사무소에서 한 달에 1군데씩, 1년에 10군데쯤 목표를 잡고 조성하면 됩니다. 30개동에서 1년 300군데. 차로 말하면 1000대쯤 세울 수 있는 자리가 생기는 거죠.

담장을 헌다고 재산 가치가 줄어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주차 공간이 확보되며 재산 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런 걸 추진하는 공무원은 건물주를 설득하여 수백 억원 시민 예산을 절약한 셈이니, 그 실적에 따라 시장님은 승진 인센티브를 팍팍 주시면 되고요.

담장을 헐 때 아스콘을 예쁘게 깔아주시고요. 노출된 건물에 페인트도 산뜻하게 칠해주시고요. 이왕이면 창문에 멋진 방범 철창도 달아주시고요. 또 예쁜 화단도 만들어 주시면 더 좋지요.

그 건물주에게 고맙다고 시정부에서 지역화폐나 온누리 상품권을 확실하게 넉넉히 챙겨 주시고요.
그 골목에 지역 정부가 약속하는 각서(명패)도 다음처럼 큼직하게 붙여 두세요.

"사랑의 주차장(약대동 3호)
이곳은 이웃간 담장을 헐어 마련한 주차장입니다. 불편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부천시청 도시××과 공무원 김ㅇㅇ 032-123-4567"

1년 300군데를 만들고 그런 예산으로 주민 보상비를 포함하여 500만원씩 썼다면 모두 15억원쯤 쓴 겁니다. 즉, 구도심 100평짜리 주차장 한 군데를 조성하는 비용으로 1000대 공간을 확보한 겁니다.

공무원이 소신껏 행복하게 일하면 1년 15억원으로 구도심에 1000대 주차장이 생깁니다.
시장 또는 시의원이 되시면 꼭 추진해 주세요.

그 지역 단체장과 시의원이 미친 짓만 하지 않으면 예산은 모자라지 않습니다.

#부천시정책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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