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어떤 사람을 높이기 위해 이름이나 직책 뒤에 붙이는 말로 이름에 붙이면 ’씨‘보다 높은 의미이다. 보통 2인칭이나 3인칭 명사 뒤에 붙이며 자신을 지칭하는 이름에는 붙이지 않는다. 김수아 조합원은 교육에 관련된 일과 사회활동을 하기에 누구보다 이런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의 SNS 프로필 명에는 ’수아님‘이라고 쓰여있다. 이름에 ’님‘자를 붙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제가 보기보다 자존감이 낮거든요. 그래서 나를 스스로 존중해줄 때 남도 나를 존중해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수아님‘으로 쓰고 있어요.“ 댓글이나 대화창에서 상대를 호칭할 때 ’님‘자를 붙여 부른다는 점에서 어색할 듯한 ’수아님‘은 묘하게 자연스럽다.

돌봄에 학습을 더하다.

김수아 조합원은 중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15년째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홀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간식도 챙겨주는 마을 돌봄의 역할을 한다는 마음으로 공부방을 시작했다. 그러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돌봄에 학습을 더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이들의 노력과 선생님의 열정이 어우러져 아이들은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이뤘다. 10년간 공부방을 다니는 아이들과 아름아름 찾아오는 아이들이 늘어나서 따로 아파트 한 채를 얻었다.

”돈을 버는 사업이라기보단 아이들이 기댈 수 있는 멘토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당연히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한 아이가 자기 인생에 가장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 저라고 하는 말을 듣고 엄청 울었어요. 내가 인생을 헛산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말을 하면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온라인으로 만난 꿈의학교 토깨비

토론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꿈의학교 토깨비를 올해 3년째 진행하고 있다. 토론 수업은 재미없을 거란 우려와 달리 25명이 모인 토깨비는 출석률 100%로 작년, 재작년 우수 꿈의학교 상을 연속으로 받았다. 올해는 코로나가 일상을 바꿔버린 까닭에 비대면 온라인 토론을 준비했다. 사비를 들여 온라인 프로그램과 장비를 사야 하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냐며 말리는 분도 있었다. 그런 우려속에 ZOOM을 이용한 토론 수업을 시작했다.

”어떤 친구는 학원 가는 길에, 어떤 친구는 엄마랑 여행가는 차 안에서 토론에 참여했어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하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고 아이들이 더 좋아해요.“ 시작도 하지 않고 미리 포기하는 걸 싫어하고 궁금한 것은 먼저 알아보고 시도해보는 그의 노력은 멋지게 성공했다.

꿈의학교 '토깨비' 온라인 토론 모습
꿈의학교 '토깨비' 온라인 토론 모습

시민단체 부천교육희망네트워크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나이지리아 속담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부천교육희망네트워크는 그런 관심과 참여로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년 7월에 모인 시민단체다. 김수아 조합원은 그곳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희망네트워크는 친환경 급식, 학부모 소통 교육, 미래 교육 연수 등의 활동을 하였고 지금은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분과 모임 등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과 함께 희망적인 말을 잊지 않는다.

”아직은 희망네트워크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더 많은 학부모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교육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통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시민단체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나를 위한 꿈

2년 전 죽음을 생각할 만큼 많이 아프고 나서 새로운 꿈이 생겼다. “8년 후면 막내가 20살이 돼요. 그때가 되면 쿠바에서 1년, 멜버른에서 1년, 세렝게티에서 1년 그렇게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나를 위해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이미 남편의 동의는 구했어요. 아이들에게도 엄마의 꿈을 자주 말했더니 이젠 이해하고 엄마의 독립 후를 준비하더라고요. 그곳에서 뭘 하고 살지는 좀 더 고민하려고요.“

8년 뒤 꿈을 이루면 콩나물신문에 세계 기행을 연재하는 특파원이 되어달라는 요청에 재미있겠다며 기꺼워하는 수아님의 멋진 꿈과 도전을 응원한다.

인터뷰 중인 김수아 조합원(좌)과 나유진 조합원(우)
인터뷰 중인 김수아 조합원(좌)과 나유진 조합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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