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아야 마을이 산다!

 

 

 

  담쟁이문화원 3층 강의실에 부천의 지역화폐(마을화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6월 광진구 상호거래협회의 사례를 듣고 두 번째로 준비한 시간이다. 1차에서 자영업자의 소득을 높여주도록 고안된 지역화폐, 수많은 자영업자와 생산자, 제조업자가 참여하면서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해서일까?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7월에는 지역화폐를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 사례를 성남시 담당 주무관에게서 들었다. 부천시의 경우도 대형쇼핑센터, 백화점 등이 시내 중심에 여러 개가 있는데 그곳에서 나온 이윤은 부천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강사로 참여한 성남시청 신은철 주무관은 ‘청년배당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주제로 성남시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일자리도 없고, 집값도 비싸고, 불평등한 경제구조를 유산으로 물려받게 된 이 땅의 청년들에게 힘내라는 응원을 보내기 위해 청년배당은 태어났기에 취업을 운운하지 않고, 청년이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한번 해 보라는 뜻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청년배당은 심사를 통해 배분하는 청년수당과는 차이가 있다.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성남에 사는 24살 청년’에게 청년배당이 지급되면서 사회의 관심과 배려로 청년세대를 향한 응원을 시작했다. 주민센터에 신분증을 가지고 오면 직원들이 만원짜리 성남사랑 상품권을 분기당 250,000원씩 배부하였다. 총 113억이 배부되었다.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신청을 받아 총 8000개 정도의 지역 가맹점도 선정해 주어 청년들이 밥도 먹고, 친구도 만나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전통시장, 분식집, 식당, 서점, 안경점, 옷가게, 꽃집, 택시, 커피숍 등에서 사용하도록 하였다.

  백화점가서 반찬을 사던 청년이 성남사랑상품권을 가지고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고, 재래시장 주변에 있는 카페도 가게 되었다.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지역주민들도 청년배당 확대 정책을 적극 환영하는 목소리를 높였고, ‘성남사랑상품권 청년배당을 사랑한다’는 홍보물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결국 청년배당이 단순히 청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 수혜자가 되도록 하는 정책이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13억원은 지역소공상인 매출 증대로 249억원으로 소비가 상승할 수 있었다. 청년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성남시는 시의 경상경비를 절약하고, 세금 추징단을 만들어 숨어있는 미납세금을 징수하고, 보도블록 깔기 사업을 부분사업으로 시행하는 등 다방면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응원에 선도적 역할을 한 성남시도 이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숙제를 가지고 있다. 세수 확보를 통한 청년배당 지원확대, 재래시장의 현대화, 청년의 역량강화 등 아직은 낯선 지역화폐에 대한 이야기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청년정책 이슈화로 청년문제 해소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 부천은 마을화폐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논의가 시작되었다.

  콩나물신문의 오산이사장은 부천시가 자원봉사자에게 제공하는 쿠폰에 지역화폐의 기능을 추가하자는 제안을 하였고, 담쟁이문화원 한효석대표는 5거리 화폐로 약대오거리의 다섯 가게가 참여하는 지역화폐의 실례를 소개해 주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박재훈씨는 앞서간 지역화폐 사용 지역과 부천시가 MOU를 맺어 지역화폐를 사용한다면 더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화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사례가 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아 3차 모임을 계획했다. 오는 8월 30일(수) 오후 7시, 약대오거리 담쟁이문화원에서는 ‘지역에서 돌고 도는 행복머니 만들기’라는 주제로 시흥시가 재래시장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지역화폐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돈이 돌기를 원하는 부천시민들과, 지역화폐에 관심이 있는 소상공인 등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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