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3월 18일에 올렸던 “스쳐 지나가는 것을 잡아라.”에서 인용했던 고도원님의 메모에 대한 생각을 반복하도록 하겠습니다.

복잡한 머리를 비워야 창의적 아이디어가 솟아납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느 순간 갑자기 왔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속성이 있습니다. 생각이 떠오를 때 5초 안에 메모할 수 있는 장비(?)를 몸에 지녀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식도 경험도 생각도 메모해야 자기 것이 됩니다. 메모도 기술입니다. 다시 없는 지적 재산입니다. 메모하면 머리가 자유로워집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메모에 머물지 않고 그 메모를 활용할 줄 아는 것입니다.

메모는 창의성과 생산성의 출발점이 아닐까 합니다. 생각이 떠오를 때 바로 메모할 수 있는 장비는 예전엔 수첩, 포스트잇(붙임쪽지), 때로는 이면지를 잘게 자른 종이 등이었겠지만 요즘은 아무래도 스마트폰이 최적이 아닐까 합니다. 더구나 스마트폰 세상에서는 메모는 더는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기록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떠올린 아이디어의 기록(텍스트),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사진과 동영상)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타인에 의해 생산된 정보도 클리핑(스크랩)이라는 형태로 메모의 대상이 됩니다. 우리는 보통 메모는 짧은 기록이고 노트는 좀 더 긴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세상에서는 메모와 노트의 개념이 무 토막 자르듯이 뚜렷하게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앱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메모나 노트류가 아닐까 합니다. 단순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부터 꽤 복잡한 기능을 갖춘 것까지 수많은 앱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간단한 메모장부터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명한 에버노트(Evernote)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완성도 높은 앱은 책 한 권으로도 설명이 부족하지만 간단한 메모를 능숙하게 다루게 되면 에버노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여러분들이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을까 또는 어떻게 하면 여러분들이 주변의 다른 분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합니다. 우선 컬러노트로 편안하게 출발합니다.

컬러노트

소리소문없이 누적 내려받기 6천5백만을 달성한 한국 ‘소셜앤모바일(대표: 박성서)’의 앱입니다. 아마 지금은 7천만을 넘어섰을 것입니다. 사용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필품 같은’ 앱을 만들고 싶었다는 박 대표의 말처럼 화려함과 디자인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메모장 앱입니다. 컬러노트 사용자의 90% 이상이 한국 밖 사용자라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컬러노트 개발자의 블로그 http://startupofgraynote.tistory.com/23

제가 이 메모장을 사용한 지도 3년이 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내려받은 사람의 수는 고작 25만 명에 불과했었으니 3년 만에 대단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색상별로 노트를 분류하여 목록 형태나 바둑판식으로 배열할 수도 있고, 홈 화면에 포스트잇처럼 생긴 두 가지 크기의 위젯을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참조: 스마트폰의 아이콘과 위젯에 대하여]

제가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분들에게 컬러노트를 추천하는 이유 중의 첫 번째는 가볍다는 것입니다. 앱을 평가할 때 ‘가볍다 무겁다’는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욕심껏 여러 가지 기능을 채워 넣은 앱에서 발생하는 버벅거림(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을 생각하면 쉽게 공감이 갈 것입니다. 두 번째는 바로 체크 리스트 기능입니다. 앱에 따라 할 일 관리(To Do List)라고 하는 이 목록 기능만으로도 유명해진 분더리스트(Wuderlist)나 애니두(Any.do) 같은 앱도 있습니다만 우선 컬러노트를 사용하면서 개념을 익히고 나중에 필요에 따라 내려받아 사용하면 됩니다.

아래는 1년 전의 실제 상황입니다.

아내가 마트에 가기 전에 돋보기를 쓰고 뭘 열심히 적습니다. 소위 장보기 목록(쇼핑 리스트)을 쓰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놔두고 왜 그런 걸 적느냐고 했더니 픽 웃습니다. 카카오톡이 우리나라 중년 이상의 아줌마나 할머니들의 스마트폰 보급에 엄청난 역할을 했습니다. 제 아내는 태생적 컴맹이지만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하여 카카오톡은 능숙(?)하게 사용합니다. 카톡으로 사진도 보내고 또래 친구들이 보내온 재미있는 이야기나 동영상도 보며 낄낄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장보기 목록은 메모지에 적습니다. 그래서 제가 설치해준 앱이 컬러노트입니다. 아내를 대신해서 제가 장보기 목록을 입력해 봤습니다.

 

오른쪽 위 끝의 +표시를 눌러 메모를 추가하면 문서와 체크리스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문서란 문자 그대로 텍스트입니다. 체크리스트를 선택합니다. 위나 아래의 ‘+ 항목추가’를 눌러 항목을 추가합니다.

 

항목은 언제든지 수정과 삭제가 가능합니다. 항목 앞의 위아래 화살표가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할 일 관리 앱들이 거의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끌어서 놓기(떨구기) 기능, 즉 드래그 앤드 드롭(drag & drop) 기능입니다. 체크리스트 항목을 작성할 때 언제든지 자유롭게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과일 항목을 위로 올렸습니다. 항목 작성이 끝나고 스마트폰의 오른쪽 아래 끝에 있는 돌아가기 버튼을 클릭하면 완성된 쇼핑 리스트가 보입니다. 이제 마트에 갑니다. 마트에 가는 차 안에서 샴푸를 먼저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예를 들어 봅니다. ) 오른쪽 위 끝의 연필 표시를 눌러 수정 화면으로 들어가서 샴푸를 꾹 눌러 맨 위로 위치를 옮깁니다. 이제 마트에 도착했습니다. 샴푸를 산 후에 샴푸를 살짝 터치하면 샴푸에 가로줄이 그어지면서 오른쪽에 체크 표시가 됩니다. 과일도 마찬가지고요. 이제 라면만 사면 되겠군요.

 

화면 오른쪽의 석 줄 표시(빨간 원)를 누르면 왼쪽 어두운 화면의 여러 가지 추가 메뉴(명령)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씩 누르면서 직접 실행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컬러노트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매우 강력한 알림 기능입니다. 알림 기능이야 메모와 노트뿐만 아니라 일정관리나 할 일 관리의 거의 모든 앱이 채택하고 있지만 컬러노트는 특히 반복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4년 추석인 9월 8일(월요일)에 알림을 설정해 봅니다. 매일, 주중 매일(월~금), 매주(월요일), 격주(월요일), 매월(2번째 월요일), 매월(8일), 매년(9월 8일)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음력(8월 15일) 알림 기능은 집안 어르신들의 생신이나 기일을 놓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기능입니다. 이 알림은 함께 제공되는 달력의 해당 날짜에 메모에 설정한 색상의 작은 점으로 표시됩니다.

 

저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주중에 항상 두 개의 알림을 받습니다. 10월 10일에는 평소와는 달리 노란색 알림 표시가 있습니다. 친구들 모임 약속입니다.

 

컬러노트가 제공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은 웹 검색 기능입니다. 제가 ‘KBS의 세계는 지금: 로버트 맥체스니 특별대담-미디어와 민주주의’를 시청하면서 적어둔 메모입니다. 검색을 원하는 선택 부분(왼쪽 사진의 파란색 부분)을 지정해 주면 바로 웹 검색(빨간색 원 부분)을 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 멕체스니’로 검색한 결과는 오른쪽 화면입니다.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 4.0 이상에서 가능합니다. 왼쪽 화면의 초록색 원 안의 ‘스마트 링크’는 제가 사용하는 LG G3가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제조사의 설명과는 달리 안드로이드 4.0 이상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타사 제품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웹 검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옥에 티

제가 컬러노트에서 느끼는 아쉬운 점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컬러노트는 웹 기반의 앱이 없다는 점입니다. 웹 앱을 동시에 제공하는 앱들은 전철에서 작성한 동기화된 메모를 사무실이나 집의 PC에서 그대로(또는 그 반대의 과정) 활용할 수 있는반면에 컬러노트에서 작성한 메모를 PC에서 사용하려면 공유(컬러노트에서는 보내기)라는 단계를 하나 더 거쳐야 합니다. 컬러노트가 사용하는 동기화라는 메뉴는 구글 계정에 백업(back up) 된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두 번째는 사진을 첨부할 수 없다는 점이지만 크게 중요한 티는 아닙니다. 제가 느끼는 이런 아쉬움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버리고 메모, 체크 리스트 및 알림(Alarm) 등 모바일 생필품의 기능에 집중하겠다는 개발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참조: 공유를 아십니까? ]

컬러노트의 다음 페이지에서는 자세한 영문 사용법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colornote.com/how-to-use.html

다음 글에서는 구글 킵(Google Keep)으로 여러분과 만나기로 하겠습니다.

글쓴이 소개: 수탉 선생 김성우는 금융기관에서 오래 근무했으며,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비교적 가까이서 지켜본 디지털 생활 삼십 년 차의 할아버지입니다. 현재는 IT 전문가들과 보통 사람들의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작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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