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실력과 문법

문법을 잘 알면 영어에 능통해질까?
 
 대답은 'No'이다. 인간두뇌는 컴퓨터처럼 프로그램화 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공식을 안다고 우리 두뇌가 컴퓨터처럼 적용해서 상황별로 말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한국말 문법의 예를 들어 보자. "한 마리 새(이, 가, 은, 는) 날아왓다. 그 새(이, 가, 은, 는) 나뭇가지에 앉았다."라는 두 문장에서 알맞은 조사를 고르라고 하면 한국 성인은 누구나 감각적으로 "한 마리 새 날아왔다." "그 새 나뭇가지에 앉았다."라고 사용한다. 어떻게 그런 의미감각이 생겼는가? 수많은 소리자료를 듣고 말하는 가운데 외워지고 터득되어 저절로 나오는 것이다.
 위와 같은 공식을 안다고 우리 두뇌가 컴퓨터처럼 적용해서 상활별로 말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것을 다음과 같이 문법 규칙을 따져서 사용해야 한다면 어떻게는가?

 주격조사는 문장에서 서술어와 주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와 '가'가 대표적이다. '달이 떴다.' '그가 웃었다.'에서 '이/가'는 '달'과 '그'가 주어라는 사실을 표시한다. '이'는 받침 있는 주어에 쓰이고 '가'는 받침 없는 주어에 쓰인다. 이외 주격조사로 '께서'와 '에서'가 있다. '께서'는 '이/가'의 높임말이다. '할아버지께서 주무신다.' '회사에서 경비를 부담했다.' 또는 '은/는'은 주격조사가 아니고 보조사다. 여기서는 체언 뒤에 붙어 문장 속에서 어떤 대상이 화제임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은'은 받침 있는 체언에, '는'은 받침 없는 체언에 쓰인다.

 뭐 이런 식으로 따져서 조사를 사용해야 한다면 말 한마디 하기 정말 힘들 것이다. 애기가 말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선 더 방해가 된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다음의 경우에서처럼 be동사의 변형이 느낌으로 외워져 있어야 한다.

 

 또한 다음의 경우에서 He, She, It, Scott, Eva 등은 3인칭 단수이므로 "s"나 "es"를 붙인다. 이렇게 문법을 죽으라고 외워봐야 실제 말이나 글에서 빼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도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서(외워서) 느낌으로 저절로 나오게 해야 한다. '3인칭'이니, '단수'니 하는 말은 영어초보자가 이해하기에는 고통스러운 용어다.

 
  이와 같이 언어를 이해하고 언어능력을 습득하는데 문법용어를 들먹이며 문법을 설명하는 것은 언어습득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문법이 필요 없다거나 나쁘다는 애기는 결코 아니다. 문법은 분석력을 기르는 좋은 학문이다. 따지고 분석하는 것은 문법학자들이 하는 학문의 영역에 속하며 사물을 보는 감각을 길러준다. 또한 분석에 의해 발견된 문법 규칙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정확성을 더해주고 올바른 언어 사용의 지킴이 혹은 감시자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영어능력을 빠른 시간 내 키우는 데는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글 | 쏠트영여 대표 주상효 조합원(010-5404-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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