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공과금 고지서를 공개합니다 1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계속해서 ‘집콕’을 유지하고 계시는 여러분! 집에 오래 있는 만큼 전기를 많이 쓰고 배달 음식도 자주 시키게 됩니다. 아낄 수 있는 전기는 아끼고, 불필요한 일회용품을 없애는 것이 좋겠습니다. 장기적으로 환경을 아끼고 지구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한 스위치 끄기부터 시작됩니다. 이번 특집에는 조합원분들이 보내주신 에너지 절약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다양한 이유와 계기,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앞으로의 목표를 많은 조합원이 보내주셨습니다. 모두 함께 조금씩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보아요!

돈을 아끼듯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겠다. 나는 환경 보호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에너지 절약을 한 적이 없다. 생활비 한 푼이 아쉬웠기 때문에 그랬다. 멀티탭 스위치를 오래 켜 놓으면 초 단위로 전기요금이 오를 것 같아서 일찍 꺼버렸다. 수도요금을 아끼려고 샤워를 빨리 끝내는 것은 기본이다. 불필요한 전등은 당연하게 껐다.

처음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8천 원에서 1만 원 사이로 나왔다. 어떤 사람에게는 푼돈에 불과할 수도 있는 돈이다. 하지만 내게는 큰 금액이다. 대체 내가 전기와 가스를 얼마나 쓰기에 이런 거금이 나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돈이면 식료품을 더 사서 몇 끼를 때울 수 있다. 그 후로 나는 작심하고 전기를 아꼈다.

쉬운 것부터 실천했다. 스위치 끄기, 빨래를 돌린 즉시 세탁기 코드 뽑기는 기본이었다. 취사가 끝난 후 똑똑한 밥솥이 “보온 취사를 선택해주세요”라고 미처 다 말하기도 전에 코드를 뽑았다. 똑똑한 밥솥의 말문을 막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은 잠시뿐이었다. 잠들기 전 와이파이조차 아까워 아예 공유기가 꽂혀있는 멀티탭 스위치를 차단하고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체질상 더위보다 추위에 약한 나는 에어컨 바람을 5분만 쐬어도 춥다. 6월부터 7월 초까지는 아무리 더워도 선풍기로 금방 만족하며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7월 말, 8월 초쯤 선풍기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더위가 찾아왔다. 그제야 비로소 에어컨 청소를 했다. 하지만 깨끗하게 청소한 에어컨은 켜지지 않았다. 올해 2월 이사 왔던 처음부터 에어컨은 고장 난 상태로 벽에 붙어만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한여름을 통째로 에어컨을 벽에 걸어둔 장식품으로 썼다.

만 원이 나오던 고지서는 지난 8월에 3,800원이 나왔다. 생활 속에서 얻은 작은 기적이었다. 사소한 전기 차단만으로 이런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전기 절약의 일등 공신은 고장난 에어컨이었다. 물론 에어컨도 쓰지 않았는데 아직도 이렇게 많은 돈이 나왔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니 내 기준으로 보자면 에어컨이 없었던 것치고 전기요금 3,800원은 여전히 많아 보였다. 최근 노트북을 쓸 일이 많아 코드를 뽑지 않고 둔 일이 많아서일까? 혹은 전자레인지 사용량이 저번 달보다 많아서일까? 혹은 냉장고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5등급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나의 이런 사소한 절약은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다. 생활비 절약 차원에서 시작한 이런 실천들은 돌이켜보면 혹시 일어날 수 있는 화재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그리고 그런 절약이 궁극적으로 우리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해보면 스스로에게 뿌듯한 느낌도 든다.

생활비를 아끼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에너지 절약. 최종적으로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일과 연결된다는 점은 기억할 만하다. 앞으로도 나는 돈을 아끼듯 에너지를 아낄 것이다. 과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어떤 에너지이든 절감하려 노력할 것이다. 불필요한 전원을 차단하듯 과소비를 끊고 돈을 아끼듯 에너지를 아끼는 일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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