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스
콩나물신문
1970.01.01
-
부천독서지향 독서모임에서는 2월7(일) 07:15~9 :30 온라인 줌(zoom)방식으로 제 79차 김누리저 도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코로나19 2.5단계로 부천시루도서관이 아닌 온라인 줌으로 하는것이 첨에는 많이 낯설고 어색했는데...벌써 1년이 지나고 나니깐 이제는 친숙함마저 든다. 정회원(연회원) 3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독서모임은 21명이 참석할 정도로 독서의 열기가 뜨거웠다.김누리교수는 이탈리아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의 「죽음의 스펙터클」에서 "끝없는 경쟁, 극단적 개인주의 ,
언니네글밭
조경화 조합원
2021.02.10 09:12
-
5.동생이 태어난 날바람이 쌀쌀해지면 귓가에 맴도는 말이 있다. “애기 눈 매우니 고추자루 밖에 내 놓아라.”엄마가 동생을 낳았을 때, 내 귀에 새겨진 말이다. 그 목소리가 외할머니인지 누구 목소리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말만은 또렷히 기억난다.그 동생이 태어난지 백 일도 안되 세상을 떠난 동생인지 지금 동생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작년에 언니에게 물어보니 나의 기억으로 봤을 때, 아마 죽은 남동생일거라고 했다. 언니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이야기를 들려줬다.엄마는 백 일도 안되어 하늘나라로 간 남동생을 밤에 밭옆에 묻고 왔
언니네글밭
김수진
2019.04.09 09:59
-
“엄마, 고구마줄기 김치 짱이야! 열무김치보다 부드러워 먹기 좋아.”여름이면 우리 집 밥상에 빠지지 않는 고구마줄기 김치. 친구들은 손이 많이 가는 고구마줄기김치를 어떻게 담궈먹느냐고 하지만 난 어릴 때부터 먹어 본 김치라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여름이면 자동으로 고구마줄기 김치를 담근다.딸이 고구마줄기 김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나의 기억은 달리고 달려 어린 시절 우리집에 가 있다. “아후 매워.”엄마가 내 입에 넣어주는 고구마줄기 김치에 혀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도 자꾸 먹히는 김치. 입술이
언니네글밭
이수진
2019.03.25 12:02
-
모 ??다섯째2016년 비오는 어느 날,서울 은평구 산새마을에서 구조됨.각종 실 먹기와 화장실 휴지 풀어놓기가 특기야옹대신 신음 비슷하게 소리냄------------------------------------------------ 집사, 나랑 처음 만날 때 기억해?지인이 페이스북으로 널 입양할 사람을 구했는데 네 모습에서 모모가 생각나서 지금도 왜 그랬는지 내가 키우겠다고 했지. 그러고선 널 만났는데 왠 걸 너무 작아서 순간 겁이 났어. 내 손바닥보다 더 작았던 너, 쌕쌕 잘 자고 있었지.이유식
언니네글밭
김은정
2019.03.05 11:29
-
Prologue1마리에서 시작한 고양이와의 동거는 벌써 13년차에 이르러 5마리까지 대묘가족을 이루고 힘들게(?) 살고 있다. 사람보다는 고양이와 더불어 보내는 시간이 많다.1마리에서 2마리로, 늘면서 느끼는 것은 녀석마다 성격과 취향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녀석들에게 인터뷰를 하려 했으나 오히려 거꾸로 내가 인터뷰를 당해 당황스럽다.이런 미친 것들하고 내가 살고 있어요, 나 정도나 되니까 너희들을 거두고 사는 거야라며 위안받고 싶은 마음 반, 자랑하고 싶은 맘 반이다. 이런 내 마음과는 달리 녀석들이 들으면 쯔
언니네글밭
김은정
2019.02.22 10:52
-
#1 정원이의 강정원이네 집에서 강은 아주 가까워. 정원이는 강에 자주 놀러 나갔어.구불구불 짧은 풀숲에 고불고불 아주 작은 길이 나 있어. 무릎까지 오는 풀숲에 누군가 풀을 묶어놓아서 눈을 크게 뜨고 다녀야했어. 그렇지 않으면 걸려 넘어지거든. 언젠가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풀숲에 납작하게 엎어진 적이 있어. 얼굴에는 진흙도 묻고, 아파서 씩씩거렸어. 심술이 나서 아무도 모르게 하나 묶어놓았지. 누군가 꼭 걸려 넘어지길 바랐어. 조금 돌아가지만 친구를 만나 같이 갈 수 있는 길도 있어. 친구 복
언니네글밭
문정원
2019.02.01 10:15
-
[영숙아, 사랑해-글 싣는 순서]프롤로그 : 영웅 영숙이1. 우리 영숙이는 선생님 시킬 거라...2. “호랭이는 뭐하나? 저 간나 안 물어가고!”3. 와야국민학교4. 길가에 앉아서, 걸어 다니며 본 풍경들5. 남의 집 살이6. 진모엄마는 키가 시집가서 컸어.7. 내 살림과 아이들8. 이사9. 도시생활10. 시간 속을 걷다.7. 내 살림과 아이들 새로 이사한 집은 방 두 칸에 좁고 허름한 부엌이 딸려있는 초가집이다. 부엌에는 찬장도 없고 휑뎅그렁한 가마솥만 붙어 있다. 나는 사과궤짝에다 보자기를 깔아, 안에는 그날 한 반찬을 넣고 위
언니네글밭
연은미
2019.01.17 16:50
-
[영숙아, 사랑해 글 싣는 순서]프롤로그 : 영웅 영숙이1. 우리 영숙이는 선생님 시킬 거라...2. “호랭이는 뭐하나? 저 간나 안 물어가고!”3. 와야국민학교4. 길가에 앉아서, 걸어 다니며 본 풍경들5. 남의 집 살이6. 진모엄마는 키가 시집가서 컸어.7. 내 살림과 아이들8. 이사9. 도시생활10. 시간 속을 걷다. 4. 길가에 앉아서, 걸어 다니며 본 풍경들논둑 길가에 길게 서 있는 큰 포플러나무는 아버지처럼 든든하게 나를 내려다본다.30리 학교 가는 길엔 산도 만나고 개울과 강도 만난다.강 건너쯤 버들강아지가 피었다.
언니네글밭
연은미
2018.12.24 12:34
-
프롤로그 : 영웅 영숙이 지금으로부터 64년 전,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옹색한 시골집에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으레 동네 여자아이들의 이름은 영자, 말자, 순자, 경자 등... 비슷비슷했다. 나보다 스물 셋이 많은 엄마의 이름은 영숙이다.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은 동네에 널린 이름이지만 그 의미와 애정은 각별했다.외할아버지는 글을 깨나 읽었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즐겨보던 책 중에 라는 연애책이 있었다던가,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이 ‘영숙’이었다고 했다. ‘여자 주인공 영
언니네글밭
연은미
2018.12.05 11:44
-
가을을 보내며 한도훈 시인 몸도 자꾸 쓰다보면 녹이 스는가살도 바람결에 흩어지고가슴을 똑똑 두드렸을 때 당신은 빼꼼 문을 열어줄 것인가낯선 우주여행에서 돌아온 듯바람 인 듯단풍잎 인 듯 그렇게 무심히 바라보다가 올 가을, 지상의 모든 신(神)들 뼈만 남은 얼굴에 푸석푸석 바람이나 들겠지 손도 없고 지느러미도 없어 어떻게 하늘을 헤엄치지?
언니네글밭
강해운 조합원
2016.12.08 07:14
-
소나무에선 소나무에선 바람도 사랑을 앓는다한겨울이건 한여름이건 한꺼번에 몰려왔다가 솔가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아예 떠나려 하지 않는다 바람도 이별을 앓는다소나무에선한 번 떠나면 언제 올지 모르므로 눈물 흘리며 솔가지 부여잡고 윙윙 울기도 한다. 겨울 솔방울로 떨어져 눈 속에 파묻혀 있을 때 소나무 꼭대기에 위태롭게 선 바람은 죙일 물구나무 서서 아기 소나무 탄생을 기원하며 입김을 불어댈 줄 안다 그렇게 솔바람으로 몇 백년 붙박이로 서 있는 솔뿌리에 스미기도 한다 그림Ⅰ소천 강해운글 Ⅰ한도훈
언니네글밭
강해운 조합원
2016.06.13 09:13
-
꽃이 우는 소리 다 듣는다 꽃이 우는 소리 다 듣는다잠깐 화려하게 피었다가 벌 한 마리 품에 안아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린 매화 쇠사슬 목에 걸고 부엉이 바위 오르는 사내 얼굴 가득 핀 땀방울들이 울고 산비탈에 진 꽃자리마다 한숨 소리 가득하다역사바퀴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구덩이 그 자리에 어느 누가 찾아올까 한낮, 거미 한 마리 줄 치지 않는 낯선 들판 매화 고목 한그루 꽃그늘을 만들지만 낡은 쇠사슬을 목에 건 사내 산이 우는, 꽃이 우는 소리 듣는다 울컥, 낮달을 토해내는 부엉이 바위도꽃이 우는 소리 다 듣는다글 Ⅰ한도훈
언니네글밭
콩나물신문 조합원
2016.05.30 16:03
-
거위의 꿈 부르던 아이 아침 햇살 등허리에목이 없는 울대로 가득 찬 발이 없는 신발로 서 있는 대나무 한그루, 그 짐을 짊어지고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어이 통곡이 터지고 낡은 셔츠라도 벗어 걸고 대신 펄럭여 줄 긴 장대 맹골수로에 잠들어 있는 아이
언니네글밭
강해운 조합원
2016.04.28 08:17
-
문인화의 세계, 댓잎에 꽂히라! 검고 칙칙한 발등에서 대의 뿌리가 뻗어 내렸다. 그 뿌리는 척박한 땅들을 깊게 파고 들어갔다. 뿌리 마디마디에서 죽순이 나고 순식간에 마음을 덮었다. 마음 천지가 대밭으로 변한 것이었다. 푸른 댓잎들이 서로 스치며 푸른 소리를 만들어냈다. 소리에 색깔이 있음을 조금씩 깨달았다.마음 대밭에 함박눈이 내렸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올곧은 대들이 긴 허리를 눕혔다. 한없이 휘어져 대지 끝에 닿을 것 같았다. 언젠가 탁 튀어 올라 하늘을 한뼘 정도 더 높게 밀어 올릴 수 있는 팽팽한 힘이 내재해 있었다.
언니네글밭
한도훈 시인
2016.04.22 09:43
-
문인화의 세계. 기본(基本)도 모르는 내가 껍적댔다! 부천이 온통 벚꽃으로 환하다. 벚꽃이 피어있지 않은 골목은 없다시피 하다. 우산방죽골 언덕인 벚꽃동산에선 벚꽃축제가 벌어지고, 진달래동산에선 나이 먹은 벚나무 몇 그루가 시위하듯 바람에 꽃잎을 흩뿌린다. 벚꽃엔딩이 시작된 것인가.역곡에서 까치울로 이어지는 가로수길이 벚꽃으로 물들어 있다. 하늘에도 벚꽃이고, 길바닥에도 벚꽃이다. 저마다 벚꽃을 향해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벚꽃 앞에선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잠시 동안이나마 꽃과 하나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언니네글밭
한도훈 시인
2016.04.12 09:14
-
난꽃 두 볼이 발그레해진 번개,난꽃 앞에선 다소곳이 고갤 숙인다 안달 났나봐 땅이 찢어지게 요란을 떨다가절벽 틈에서 고요히 묵상하는 연인(戀人) 곁에선 숨소리마저 내지 않는다덜렁, 혼자인 천둥은...
언니네글밭
여원 안혜영
2016.04.11 07:41
-
어렸을 적에 방 두칸의 초가집에서 살 때였다. 뒤안 가득 대밭이었다. 바람 불면 댓잎 서걱이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칠 때가 많았다. 비람 불고 비오는 날이면 댓잎 스치는 소리가 더욱 요란했다.봄이면 마당까지 뚫고 들어오는 죽순이 징글맞았다. 낮으로 베어내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죽순은 쑤욱 자라올 랐다. 몇 토막 끊어다 국도 끓이고 죽순 무침도 하지만 그게 지천에 널려 있으면 귀찮아지는 법이어서 발로 뭉개기 바빴다. 발로 뭉개지지 않은 죽순은 하늘 높이 키가 커서는 순식간에 여물고 한그루 대나무가 되었다. 굵기가 다리통만하다는 왕대는
언니네글밭
한도훈 시인
2016.04.04 23:07
-
등 굽은 새우가 툭툭 튀어 오른다. 온갖 구린내만 풍기는 이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등 굽혀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굴곡져 있다. 산맥의 등허리를 닮기도 했다. 등 굽은 존재들이여, 모두 모여라! 등 굽은 소나무 한 그루, 몇 백년을 벼랑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벼랑 아래엔 고대광실(高臺廣室)이 있던가.어머니. 그렇게 살다 먼 곳으로 가셨다. 미끈한 지팡이 하나 없어 구불구불한 막대기나 짚었다. 땅에 붙박힌 참나무를 닮았었다.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참나무. 참된 나무. 평생 남을 속인 일 없이 그저 땅만 파먹고 살았다. 땅 속에 진리가
언니네글밭
한도훈 시인
2016.03.29 07:47
-
장미 한 송이 드르렁 코고는 올빼미 옆에 장미 한 송이를... 아스라한 절벽을 날고 있는지안 된다며 손사래 치는 잠꼬대 속으로 가시향이 스며들면바들바들 떨며 벼랑을 오르는 다람쥐 한 마리 발견했는지 엷은 미소까지 짓는다 눈썹 밑에선 바닷물이 출렁이고마음마저 얼어가는 사랑을 위해 빛을 속도로 내려가 포근하게 감싸주자 다람쥐는 똥그랑 땡땡 숨이 막혀 꽃침 맞은 양 바르작거린다 이불 밖으로 꼬리 내밀고 자는 아기다람쥐에게도 장미 한 송이를...
언니네글밭
부천작가의 특별한 문인화
2016.03.27 08:52
-
집 앞에 매화가 피고 저녁 으스름에 이지러진 달이 떴다. 조금 찌그러진 달이 좋다. 온전한 달은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온전한 달은 곧 찌그러질 것 같아 싫다. 그렇지만 찌그러진 달은 곧 온전해 질 것이기에 좋다.매화꽃 속에 코를 박고 꿀을 빨아보고 싶다. 그 달콤한 꿀 보다는 향기를 온몸으로 실어 나르고 싶은 것이다. 머리카락에도, 발바닥에도, 배꼽에도 매화 향기가 가득해지면 좋겠다. 거리를 걸어 다니는 향기 남자. 굳이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향기 호르몬이 나와 뿜어 댔으면... 문인화 난초를 그리면서 담묵(淡墨)을 배웠다. 담묵
언니네글밭
한도훈 (시인, 부천향토역사 전문가)
2016.03.21 22:29